창립자 슈바프 겨냥 익명의 제보
WEF, 비위 의혹 등 내부 조사
슈바프 “거짓… 명예훼손 소송”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국가경쟁력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익명의 내부 폭로가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WEF 창립자이자 회장을 지낸 클라우스 슈바프(87·사진)가 주요국의 비위를 맞추려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내부 고발을 전했다. 국가경쟁력 보고서는 각국의 생산력과 회복력 등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장관급 인사, 국제기구 책임자, 재계 거물 등이 다보스포럼에서 국제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데 기초가 되는 영향력 있는 문건이다. 각국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민간 연구자 등도 주요하게 참고한다. 정부 차원에서 해당 보고서의 국가 순위를 대외신인도 주요 지표로 보고 관리해오기도 했다.

WEF가 지난주 접수한 고발 서한에는 슈바프 전 회장이 보고서를 조작해 WEF의 진실성을 훼손했으며 슈바프 전 회장 부부가 다보스포럼의 자산을 여행 비용 등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비위 의혹이 담겼다. 슈바프 전 회장이 직원을 시켜 호텔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수천 달러의 현금을 인출하도록 했으며, 직원에게 자신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WEF는 내부 제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슈바프 전 회장은 이 여파로 지난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슈바프 전 회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며, 익명의 내부 고발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WEF는 전날 낸 성명에서 조사가 끝날 때까지 고발 내용에 대해 자세한 언급은 하지않겠다며 “이런 혐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그것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슈바프 전 회장은 지난해 성추문과 인종차별 의혹이 제기되자 회장직에서 사퇴했고, 이번 고발로 이사회에서도 손을 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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