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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구원, 슈퍼지구 외계행성 발견… 행성 형성 이론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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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5 06:00:00 수정 : 2025-04-25 07: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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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지구 질량의 1.3배에 약 40년 주기로 공전하는 슈퍼지구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관측자료를 활용해 토성보다 먼 궤도로 공전하는 ‘장주기 슈퍼지구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전주기가 1년 이상이면 장주기라고 한다. 슈퍼지구는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졌지만 질량이 지구의 1∼10배 사이인 행성이다. 이 연구 결과는 25일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이 구축된 칠레 CTIO. 천문연 제공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 ‘OGLE-2016-BLG-0007Lb’은 지구와 약 1만 4000광년 떨어져 있다. 지구 질량의 1.3배이며, 태양 질량의 0.6배에 해당하는 모성에서 약 15억㎞ 거리에서 공전한다. 이는 태양∼지구 거리의 약 10배다. 이 행성의 공전주기는 약 40년 정도로 추정된다. 이 행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장주기 슈퍼지구 중 가장 작은 질량을 가지고 있으며, 모성과 행성 사이의 거리가 가장 멀다.

 

공동연구진은 KMTNet을 활용해 기존 관측시스템으로는 발견이 어려웠던 다수의 장주기 슈퍼지구를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지구형(암석형) 행성과 목성형(가스형) 행성을 아우르는 장주기 외계행성 표본을 구축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발견된 63개의 외계행성 표본을 기반으로 통계적인 빈도수를 계산한 결과, 행성의 빈도수 분포가 슈퍼지구 행성과 목성형 행성에 대응하는 쌍봉 분포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

 

통계적으로 100개의 별 중 슈퍼지구는 약 35개, 목성형 행성은 약 12개로 계산됐다. 이는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됐고, 우주에는 장주기 외계행성 중 지구형 행성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주청은 전했다.

 

지구형과 목성형 행성은 형성 과정이 서로 다르다. 이론에 따르면 지구형 행성은 원시행성원반 내의 물질들이 뭉치면서 행성의 핵이 형성되고, 이후 중심핵이 주변 물질을 포획하는 핵 강착 과정을 거친다. 목성형 행성은 중심핵이 임계질량(약 10 지구질량)보다 커지면, 주변의 가스들이 폭발적으로 포획되는 추가적인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심핵 주변의 가스가 충분히 풍부하지 않으면 해왕성과 같은 거대 얼음 행성이 형성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행성 형성 이론을 뒷받침한다. 우주청은 “장주기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면, 이들의 빈도수 분포는 이른바 쌍봉 분포를 따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관측적 증거는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다”며 “또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주기 외계행성 중 많은 행성이 지구형 행성일 것이라 예측되었으나, 실제로는 대부분 목성형 행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측과 이론 간 불일치는 천문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었다고 우주청은 전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천문연 정연길 선임연구원은 “이론의 예측대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다른 형성 과정을 거쳐 형성됐음을 관측적으로 입증하고, 특히 우주에 장주기 슈퍼지구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외계행성은 행성의 형성 및 진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밝혔다.

 

천문연이 개발해 운영 중인 KMTNet은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이용해 장주기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데 특화된 시스템이다. 미시중력렌즈 현상은 별과 관측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천체(별 또는 행성)가 지나갈 때 그 천체의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져 관측하던 별의 밝기가 원래보다 밝아지는 현상이다. 중력렌즈 방법은 다른 관측 방법들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지상관측을 통해 지구와 같은 작은 질량을 가진 행성들을 검출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학계에서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이용해 발견한 외계행성은 약 300여 개에 달한다. 그 중 KMTNet 가동 이후 직접 발견한 외계행성은 총 227개에 이른다.

 

KMTNet은 2015년 5월에 남반구의 칠레 CTIO, 남아프리카공화국 SAAO, 호주 SSO 천문대에 구축됐다. 시험 관측을 거쳐 같은 해 10월 2일 본격 가동됐다. KMTNet은 24시간 연속 관측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외계행성 탐색시스템이다. 남반구의 3개 천문대는 경도상으로 약 120도 차이 나, 칠레 관측소에서 관측이 끝날 즈음에는 호주에서 관측이 시작되고, 호주 관측이 끝날 즈음에는 남아공 관측소에서 이어서 관측이 진행된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우리나라가 개발하고 운영 중인 KMTNet의 우수한 성능 덕분에 미시중력렌즈 방법을 통한 외계행성 발견을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장비를 활용한 꾸준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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