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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키이우 대규모 폭격 민간인 100여명 사상… 트럼프 “블라디미르,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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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5 09:47:55 수정 : 2025-04-25 09: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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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러시아의 공격이 쏟아져 최소 1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7월 이후 키이우에 가해진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공격이 날로 격해지는 만큼, 양측의 즉각 휴전 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이우 전역에 폭발음이 들리고 미사일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국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키이우에 대규모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정부 건물과 차고 등에 화재가 발생하고 주거용 건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났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불타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건물. AFP연합뉴스

◆협상 중 맞나...수도 키이우 초토화

 

당국은 현지 시각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최소 12명이 숨지고 어린이들을 포함해 90명 가량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또 키이우 전역에서 40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13개 현장에서 등반 전문가, 구조견과 함께 구조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키이우 도심 서쪽 스비아토신스키에서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공습에 북한산 KN-23 탄도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KN-23 탄도미사일은 화성-11형으로 불리는 북한산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 공격에 여러 차례 사용했다.

 

공격받은 곳은 키이우뿐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도 밤새 두차례 미사일이 주거 밀집 지역을 강타, 2명이 다쳤다. 키이우 서쪽 지토미르에서도 1명이 부상했고,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 공사는 철도 시설이 공격받아 근로자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러시아를 비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제안에 따라 전면 휴전과 공격 중단에 동의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사람들을 죽이며 책임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도 “침공을 중단하거나 휴전에 동의하라는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압박은 보지 못했다”고 서운함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 공습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남아공에서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도 러시아가 드론과 미사일로 키이우, 하르키우 등을 공격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살인 욕구만 보인다.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유럽도 러 비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 등을 포함한 종전안을 제시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는 동안, 러시아는 키이우에 대규모 폭격으로 압박에 맞선 셈이다. 이날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이 불만스럽다. 불필요했고, 매우 나쁜 타이밍에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멈추라!(Vladimir, STOP!)”고 촉구했다.

 

인도양의 해외령을 순방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은 미국에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계속 우크라이나를 폭격하고 있다”며 평화를 원한다는 거짓말을 멈춰야 한다고 비난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역시 엑스(X·옛 트위터)에 “평화를 추구한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는 키이우에 치명적인 공습을 감행했다”며 “이것은 평화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이 가스관은 우크라이나 전쟁발발 이후 서방의 제재로 가동이 중단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종전 논의의 하나로 노르트스트림-2를 비롯해 유럽 내 다른 러시아 자산에 대한 제재 해제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노르트스트림-2 재가동은 러시아엔 경제적 이득이지만 EU가 이를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수입하는 데 동의해야 가능한 만큼 일단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트코프 특사가 대러시아 제재 해제의 하나로 미국이 부과했던 에너지 관련 모든 제재 목록을 작성하라고 자신의 팀에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놓고 러시아와 협상에 참여해 온 그는 특사로서 푸틴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분을 쌓았다고 지난 2월 한 행사에서 언급했다. 실제로 제재 해제가 성사된다면 푸틴 대통령에겐 상당한 외교적 성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겐 커다란 양보가 될 수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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