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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학습과 경쟁 스트레스로 고통” 강남 3구 아동, 정신건강 문제 ‘심각’

입력 : 2025-04-25 09:54:07 수정 : 2025-04-25 1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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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불안장애 등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사는 만 9세 이하 아동의 정신건강 문제가 유독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조기교육 때문이다. 정서적, 신체적으로 발달할 시기 아이들이 학원으로 내몰리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이런 문제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 거주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불안장애로 인한 건강보험료 청구 건수는 최근 5년간 3배 넘게 늘었다.

 

2020년 1037건이었던 청구 건수는 가파르게 증가해 2024년 3309건에 달했다. 지난 5년간 총 청구 건수는 1만943건이다.

 

지난해 강남 3구의 구별 평균 청구 건수는 1103건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평균(291건)의 3.8배로 나타났다.

 

교육계 관계자는 “‘4세 고시’, ‘7세 고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영유아 사교육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이번 자료는 조기 학습 스트레스가 실제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시내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 4곳 중 1곳은 강남 3구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에 있는 영어유치원은 59곳(강남구 25곳, 송파구 21곳, 서초구 13곳)으로 전체의 25%에 달했다.

 

진 의원은 “신체적·정서적 발달이 이뤄져야 하는 시기에 과도한 학습 부담과 경쟁 스트레스로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교육부는 영유아 사교육 실태 전수조사를 비롯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에서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키우려면 매달 사교육비로 약 120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초등학생의 사교육비는 여타 지역과 비교해도 높다. 높은 학구열로 유명한 대구지역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45만8000원 수준이며 경기(47만1000원), 부산(46만2000원), 세종(44만7000원), 인천(42만4000원), 대전(41만원) 등은 사교육비가 서울 대비 4분의 3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전남(31만2000만원)과 전북(31만9000원)의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서울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서울 강남은 국내 최고 인구밀도와 학구열을 자랑하는 곳인 만큼 자연스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고, 각종 보습 학원 등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학원 접근성이 높다.

 

특히 부모가 자녀 교육에 쏟아부을 경제력도 높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는 더욱 늘어난다는 것으로 관련 통계에서 서울시내 중학생 1명에게는 월 69만1000원을, 고등학생 1명에게는 76만9000원을 각각 사교육비 명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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