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안 고조…유심보호서비스 가입 폭증

해킹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이 2300만명에 달하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25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는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고객 정보 보호조치 강화 설명회’를 열고 “SK텔레콤을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하는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전국 티 월드(T World)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시행 초기 고객 쏠림으로 당일 교체가 어려울 경우 방문한 매장에서 예약 신청을 하면 추후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며 “공항 유심 교체는 시간이 추가로 걸리므로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갖고 방문할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는 정보 유출 우려로 이미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된다. 이미 납부한 비용에 대해 별도 환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SK텔레콤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동일한 조치를 적용한다. 시행 시기와 방법 등은 각 알뜰폰 업체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또 다음 달까지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 공격으로 유심 등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심은 통신망 내에서 개인을 식별하고 인증하는 데 쓰이는 정보를 저장하는 매체다. 유심 정보가 탈취될 경우 타인이 이를 토대로 불법 유심 칩을 만들어 신원을 도용하거나, 문자메시지(SMS) 데이터를 가로채는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유출 사실을 인지한 다음 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에 침해 사고 사실을 신고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통신 당국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 및 현황을 조사 중이다.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한 우려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 수가 단 4일 만에 24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에 따르면, 해킹 사고 발표 직전 5만명에 불과했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 수는 21일 29만명, 22일 21.6만명, 23일 101만명, 24일 83만명으로 누적 240만명에 달했다. 불과 나흘 만에 기존 대비 48배 급증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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