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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재수사, 의혹 남기지 말아야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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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5 19:00:00 수정 : 2025-04-26 14: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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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검 직접 김씨 수사하기로
이번엔 국민 납득할 결론 내놓길
김씨도 진실 규명 성실히 응해야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아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서울고검은 25일 “피항고인 김건희의 자본시장법 위반 항고사건에 대해 재기(再起)수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수사는 김씨에게 불기소 결정을 내렸던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서울고검이 직접 맡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해 10월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에게 ‘혐의없음’에 따른 불기소 처분을 내린 지 6개월 만이다. 서울고검은 지난 3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가조작 사건 공범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서 관계인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봤다는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당시 권 전 회장 등이 김씨와의 혐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재판을 이유로 김씨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점에서 이제 형이 확정됐으니 다시 진술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검은 김씨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 무혐의 처분 항고사건에 대해선 재수사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기각했다.

지난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권 전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2020년 4월 고발장 접수 후 4년 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김씨에게 주가조작 공모·방조 혐의를 물을 수 없다며 불기소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9명 모두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는 점에서 재판에 넘겨 유무죄 판단을 받아보지도 않겠다는 불기소 처분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결정이었다. 검찰이 김씨에게 무리하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쇄도하며 다시 검찰개혁론이 불붙은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검찰은 그동안 김씨 사건 관련해 살아있는 권력 앞에 한 없이 작아지는 모습만 보였다. 2021년 말에야 김씨에 대한 첫 서면조사를 하고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사건을 방치했다. 김씨 소환 조사를 주장한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해 5월 교체됐다. 수사팀은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씨를 비공개 출장 조사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도 구하지 않고 이른바 내부 ‘레드팀 회의’라는 요식절차에 불과한 셀프 검증만 했다. 불기소 처분 배경을 발표할 때는 11쪽에 달하는 보도참고자료 등을 동원해 ‘범행을 인식해 가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증거가 없다’, ‘혐의를 물을 수 없다’고 해명해 검찰이 김씨 변호인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현직 검찰총장 배우자, 현직 대통령 배우자라는 신분을 의식한 특혜가 없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검찰은 이번에는 제기된 수많은 의혹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로 존재 의의를 입증해야 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씨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 주가조작 범죄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씨가 30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YTN 민영화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심신 미약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보냈다고 하는데 검찰 수사에서도 이런 태도를 보였다간 국민적 공분의 불길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 김씨는 남편인 윤 전 대통령 파면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아내가 일으킨 각종 문제와 의혹을 무조건 감싸고 옹호하다 민심과 멀어졌다. 이는 지난해 4·10 총선 참패로 이어졌고, 국정 동력을 상실한 윤 전 대통령은 결국 12·3 비상계엄 사태라는 자충수를 선택하고 말았다. 김씨는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인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서도 수사 대상이어서 앞으로 사법 리스크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김씨는 검찰 수사에서 성실한 자세로 각종 의혹 규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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