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기소당한 다음날 국회를 찾아 판문점 선언 7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후 김정숙 여사와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26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라는 짧은 글과 함께 김 여사와 꽃이 활짝 핀 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전날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 선언 7주년 기념식에 참석차 국회를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기념식 참석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 검찰이 뇌물 혐의로 자신을 기소한 것에 대해 “제가 기억하는 범위 내의 답변을 이미 작성해 놓고, 다만 좀 더 사실관계를 깊이 있게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기록 열람 중이었다”며 “그 과정이 검찰과 합의가 되면서 조율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전격적으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소 자체도 부당하지만 뭔가 정해진 방향대로 무조건 밀고 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며 “어쨌든 검찰이 그만큼 정치화돼 있고, 검찰권이 남용된다는 그런 단적인 사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을 향해 “앞으로 그 점을 개인적인 무고함을 밝히는 차원을 넘어 검찰권 남용과 정치화 부분을 제대로 덜어내고 국민들께 알리는 데 주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우 의장은 “국가가 여러 가지로 혼란한데 이렇게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시기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납득이 잘 안 된다”며 “국민들도 납득이 안 될 것 같다. 절차나 이런 점에 있어서 부족한 점이 없는지 국회에서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도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3년이었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함께 공들여 이룩한 탑이 여기저기서 무너지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고 밝혔다.
전주지검은 지난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를 받는 문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문 전 대통령의 사건을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에 25일 배당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실소유하고 있던 타이이스타젯에 자신의 전 사위인 서모씨를 채용하게 한 뒤 지난 2018년 8월14일부터 2020년 4월30일까지 급여·이주비 명목으로 594만5632밧(한화 약 2억17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에게는 서씨를 채용해 급여와 이주비 명목의 뇌물(한화 약 2억1700여만원)을 공여한 혐의와 함께 항공업 경력 등이 없는 서씨를 채용해 지출된 급여 등으로 인해 타이이스타젯에 손해를 가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