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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에 "수치" 비난했던 트럼프…"존경심" 강조하며 장례식 참석

입력 : 2025-04-26 20:21:02 수정 : 2025-04-26 2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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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기후 문제 등 파열음 냈지만 멜라니아 여사와 마지막 길 배웅
말 아꼈지만 젤렌스키 회동하며 외교행보도…'껄끄러운 만남'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하면서 이를 계기로 한 외교 행보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생전 여러 차례 충돌했던 교황에 대한 "존경심"을 강조하며 말을 아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잠시 회동하는 등 외교 행보에도 시동을 걸었다.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AFP연합뉴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대성당과 광장에서 시작된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전날 밤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

그는 로마로 향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이유에 대해 "존경심의 표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례식을 계기로 각국 정상과 회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솔직히 교황의 장례식 참석해서 회의를 하는 것은 조금 무례한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전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민 정책, 기후변화 대응 등을 두고 여러 차례 충돌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공약을 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벽만 세우려 하는 이는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직격하자 후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 지도자가 어떤 사람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수치"라고 받아친 일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선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열심히 일했고, 세계를 사랑했다"고 평했다. 연방정부 등 공공기관 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령하기도 했다.

이어 장례식을 찾는 비행기 안에서도 '애도 모드'를 강조한 것이다.

반면 외교 행보와 관련해서는 워싱턴을 떠나기 전만 해도 각국 정상들과 "많은" 면담을 가지겠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로마로 향하면서 다소 물러섰다고 AP는 해석했다.

물론 그는 "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것이고 많은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 중요한 사람 몇몇을 만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각국 정상들과 단순히 지나치면서 만날 것인지, 아니면 더 깊은 대화를 나눌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또 25일 밤을 보낼 주로마 미국 대사관저에서 만날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이날 늦게 도착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시간이 많지 않아 조금 어렵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의 장례식이 끝난 직후 귀국할 예정이라 로마 체류 시간은 약 15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국 정상이 대거 모였다는 점에서, 난마처럼 얽힌 각종 외교 이슈의 해법을 도모할 만남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짧은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중요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이 밖에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교황의 장례식장에서 만나는 인사들의 관계에 주목하며 '껄끄러운' 외교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이례적인 공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집권기 내내 불편한 관계였으며, 올해 2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접촉한 적이 없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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