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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한 줄 6000원 넘기도”…‘金밥’에 손님도 업주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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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7 06:46:51 수정 : 2025-04-27 06: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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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균 김밥 한 줄 3600원…강남 등 일부 지역선 6000원 넘기도
김, 당근 등 재료값 인상 여파…인건비, 가스비도 올라

“점심값 아끼려고 분식집을 자주 찾는데 요새는 김밥과 라면을 주문하면 거의 만 원이 나가요. 더 저렴한 음식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지난 24일 찾은 서울 강남구 일대 김밥 가격은 4000~5000원 선이었다. 속재료에 따라 6000~7000원 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박윤희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분식집을 찾은 직장인 김모(27)씨는 “점심값 부담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가게 일반김밥은 4500원, 참치김밥은 5500원이다. 돈가스, 소고기 등 부재료가 추가된 김밥은 6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고물가로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서민음식’ 김밥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재료값과 인건비 상승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올린 자영업자들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에서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지난 2월 3538원에서 지난달 3600원으로 62원 올랐다. 2022년만 해도 2000원대이던 김밥 가격은 3년 만에 4000원에 근접해졌다. 

 

지난 24일 오후 12시쯤 찾은 논현역 인근 먹자골목 안은 한산했다. 인근 분식집을 돌아보니 빈 테이블 사이로 ‘혼밥’을 즐기는 직장인들 몇 명이 보일 뿐이었다. 일대 김밥 가격은 4000~5000원 선이었다. 속재료에 따라 6000~7000원 대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김밥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고물가로 인한 재료비, 인건비 상승이 원인이다. 다양한 속재료가 들어가는 김밥은 물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4일 기준 당근 1kg 가격은 4850원으로 평년 대비 11.19% 올랐다. 같은 기간 시금치 100g 가격은 752원으로 평년 대비 19.18% 뛰었다. 김밥에 빠질 수 없는 재료인 김 가격도 크게 올랐다. 마른김(중품,10장) 가격은 1365원으로 전년 대비 7.57% 올랐다. 2021년 878원이었던 김 가격이 4년 사이에 55% 뛰었다. 여기에 임대료, 전기·수도세가 꾸준히 오르면서 외식 물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지난 24일 오후 12시쯤 찾은 논현역 인근 먹자골목 안이 한산하다. 박윤희 기자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에 김밥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논현역 인근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60대 업주는 “재료비가 올라도 손님이 끊길까봐 가격을 올리기도 힘들다”면서 “2년 전 김밥 가격을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을 때 손님이 확 줄기도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손님이 주문하다가 ‘비싸다’고 나간 적도 많았다. 그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가격을 안 올리면 유지가 안 되니 어쩌나”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주는 “가족들이 강남에서 김밥집을 두 곳 운영하다 이달 초 한 곳을 폐업했다”며 “매출은 떨어지고 재료값은 너무 올라 직원들 월급을 못 줄 지경이었다. 결국 그 가게를 접고 가족들이 주방과 홀을 맡고 있다. 언제 경기가 풀릴 지 안 보여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외식비는 오르지만 자영업자 매출은 쪼그라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은 재료비, 인건비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고, 주머니가 얇아진 서민들은 외식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도 물가 관리 책임이 있다. 모두 어려운 상황을 버틸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예산 조기 집행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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