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중도층 공략 시동 걸었지만… ‘尹 그림자’ 못 벗어난 국힘 [6·3 대선]

, 대선 , 2025대선 - 김문수

입력 : 2025-05-18 19:13:07 수정 : 2025-05-19 00:57:48

인쇄 메일 url 공유 - +

尹 탈당에 ‘탄핵의 강’ 건넜다고 판단
김용태 광주서 “계엄 진심으로 사과”
지도부 호남 방문 지지율 반등 꾀해

‘계몽령’ 주장 김계리 국힘 전격 입당
金 강성 이미지·모호한 입장도 ‘발목’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으로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판단한 국민의힘이 본격적으로 중도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김문수 후보의 과거 발언과 역사관 논란 등으로 강성 보수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후보 본인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여전히 애매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출신인 석동현 변호사가 대선 초반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사퇴한 데 이어, 비상계엄이 ‘계몽령’이라고 주장한 김계리 변호사도 전격 입당하며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은 18일 당 초선 의원들과 함께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계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저희가 계속해서 잘못했다는 마음을 갖고 바뀌어 나간다는 진정성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계속 바뀌어 가서 광주와 호남분들, 국민께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30대 의원들이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광주여대에 있는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주민 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김 후보는 전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호남 일대에서 유세 활동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 박관현 열사 등의 묘를 참배한 뒤 “광주교도소에서 박관현 열사가 죽은 뒤 제가 그 방에 들어가서 1년 생활했다”며 자신의 민주화운동 이력을 부각했다. 이어 김 후보는 광주와 전북 전주·김제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김 후보는 같은 날 저녁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와 이날 열린 기념식에는 모두 불참했다. 표면적으로는 18일 예정된 대선 후보 TV 토론을 준비한다는 이유지만, 5·18 당시 진압을 주도해 유죄가 확정된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가 철회한 데 따른 지역 민심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물론 김 후보가 잇따라 호남 지역을 방문한 것은 진보층 지지세가 높은 이 지역 방문으로 중도층 확장에 나서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지층과 중도층 이탈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 것을 계기로,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한편 지지율 반등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전날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탈당 사실을 밝히며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달라.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될 것이냐, 붕괴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호소했다.

 

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결심하게 되기까지는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은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일부 의원과 통화하며 당내 기류를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윤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솔로몬의 재판에 나와 있는 진짜 어머니의 마음이다” “나는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고, 김 후보만큼이나 대선 승리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제는 정말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시기”라며 “친윤계도 친윤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소식을 들은 뒤 “그 뜻을 존중한다”며 “그 뜻을 잘 받들어서 당이 더 단합하고 혁신해 국민의 뜻에 맞는 당으로, 선거운동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해서도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는 앞서 1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의견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헌법재판소는 매우 위험하다”며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에둘러 비판한 바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김 후보가 헌재 판결 결과에 대해 인정하고, 그동안 탄핵에 반대한 것에 대해 명확하게 사과하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책자형 선거공보 발송 작업 공정선거참관단이 18일 인천 남동구 간석4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책자형 선거공보 발송 작업을 참관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당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 변호사는 전날 SNS를 통해 “오늘 생애 처음으로 당적을 가지기로 하고 입당 신청을 했다”며 “지금은 김 후보의 시간이고 그가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나도 계몽됐다”며 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한편, 윤 전 대통령 파면 뒤에도 ‘윤 어게인’ 신당 창당을 추진한 바 있다.


백준무·김병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
  • 송지효 '바다의 여신'
  • 김다미 '완벽한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