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8년 8월 대만해협에는 포연이 자욱했다. 중국군은 본토에서 4㎞ 떨어진 대만 진먼다오를 향해 하루 4∼5만발의 포탄을 쐈고 대만도 반격했다. 양측의 포격전은 4주간 이어졌고 하늘에서도 공중전이 벌어졌다. 중국군의 미그기 100대가 출격했고 대만의 F-86 32대가 발진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미그기 20대가 산산이 조각나 바다로 가라앉았고 F-86은 3대만 추락했다. 대만 전투기는 신무기인 미국산 공대공미사일(AIM-9 사이드와인더)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기관포만 탑재했던 중국 공군은 뱀처럼 날아오는 미사일을 피하지 못해 대패하고 말았다. 공대공미사일의 첫 등장이었다.
이 미사일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현대공중전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무기로 자리 잡았다. 명중률이 196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의 10∼20%에서 최대 80%로 높아졌고 속도와 사거리도 급속도로 빨라지고 늘어났다. 1980년대 초반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군의 시 해리어 전투기는 최신 공대공미사일로 성능이 더 뛰어난 아르헨티나의 미라주 전투기를 압도했다.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서 촉발된 걸프 전쟁에서는 가공할 위력을 과시했다. 미 전투기 F-15C는 아무 손실 없이 적기를 36대나 격추했다.
북한이 그제 신형 공대공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처음 공개했다. 미그29가 이 미사일을 쏴 순항미사일과 무인기를 격추했다. 훈련에서는 단거리 능력만 보여줬지만, 기술적 난도가 높은 중거리 기술체계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외형도 중거리 미사일인 미국산 ‘암람(AIM-120 AMRAAM)’ 혹은 중국산 ‘PL-12’와 흡사하다. 러시아가 기술을 제공했을 공산이 크다고 한다. 한국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데 북한이 실전훈련까지 해대니 등골이 써늘하다.
세계화력지수센터(GFIC)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 5위, 북한은 34위다. 북한이 병력 규모와 전차, 방사포, 전투함정, 전투기 등이 많지만, 남한은 무기의 질에서 우위이고 공군 전력도 낫다고 한다. 북한이 사흘이 멀다고 러시아를 뒷배 삼아 신형무기를 쏟아내는데 이제 이 평가를 믿어도 될는지 모르겠다. 여기에는 핵무기나 사이버 전력도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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