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문·낙 연대로 끝나가는 빅텐트, 국민 호응 얻겠나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5-05-27 23:38:10 수정 : 2025-05-27 23:38:09

인쇄 메일 url 공유 - +

‘반명’ 기치로 공동정부 구성 등 합의
이준석 완주 고수로 단일화는 무산
국힘 또 내홍 불거져, 전열 정비해야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의 개헌·공동정부 연대와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상임고문과 김 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추진 협력, 2028년 대선·총선 동시실시를 통한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및 3년 임기 실천 등에 동의하고 구체적 협의는 양당에 맡기기로 했다. 2025.5.27/뉴스1

공통 비전이 없는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의 연대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호응할지 의문이다. 이 고문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괴물 독재 국가의 출현’이라고 규정하며 “김 후보와 괴물 독재 국가 출현을 막고 새로운 희망의 제7 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협력하자고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두 사람은 공동정부 구성·운영, 개헌 추진 협력 등에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김 후보는 1994년 민주자유당 입당 후 31년간 보수 정당에 몸담았고, 12·3 비상계엄 사태를 야기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선 모호한 입장이다. 반면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 들어간 이 고문은 문재인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민주당 대표를 역임했다. 두 사람의 정치 궤적이나 정책 비전에선 ‘반명(반이재명)’ 외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다. 1997년 김대중·김종필의 ‘DJP 연합’도 서로 다른 정치 노선의 결합이었으나, 작금의 ‘문·낙 연대’와는 차이가 크다. 정치적 존재감이 뚜렷한 두 거물 지도자가 지역주의를 넘어 평화적 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대의에 부응해 손을 잡았다. 중도·보수층 결집에 영향력을 발휘해 대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그에 비해 반명 하나만을 고리로 한 ‘문·낙 연대’가 표심을 흔들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반명 빅텐트 구상은 결국 문·낙 연대의 소(小) 텐트로 귀착했다. 어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고 완주 의사를 거듭 천명하고,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그 뜻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힘에 따라 ‘김준석’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국민의힘은 이제서야 3자 구도 필승론, ‘이준석 사표론’을 앞세워 자력 승부에 나서고 있다. ‘단일화 스토킹’의 초라한 결말이다.

대선 국면 내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목을 매던 국민의힘은 6·3 일전을 앞두고 적전 분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의원의 공동선대위원장 인선을 놓고 친한(친한동훈)계가 강력히 반발하며 파열음이 증폭하고 있다. 대선은 안중에 없고 차기 당권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한 한심한 모습이다. 이런 정당이 한때 국정을 이끌던 집권당이었나 혀를 끌끌 차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은 내분을 조속히 정리하고 전열을 가다듬어야 대선 후 재건의 기회도 있을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엔믹스 설윤 '깜찍한 꽃받침'
  • 엔믹스 설윤 '깜찍한 꽃받침'
  • 엔믹스 배이 '시크한 매력'
  • 김소현 '심쿵'
  •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