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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대 최고 기온 닥치는데 기후위기 공약조차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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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28 23:09:10 수정 : 2025-05-28 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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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서울의 최고기온이 35도 까지 오르며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19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놓인 온도계가 지열까지 더해져 40도를 훌쩍 넘기고 있다. 2024.6.19/뉴스1

기후위기 경고장이 또 날아왔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어제 발표한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는 2025∼2029년까지 매년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기준보다 섭씨 1.2∼1.9도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향후 5년 중 적어도 한 해가 현재까지 기록상 가장 더웠던 해인 2024년보다 더 더울 가능성은 80%나 됐다. 향후 5년 중 적어도 한 해에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을 가능성은 86%이고, 전체 5년 평균기온이 1.5도 초과할 가능성은 70%로 집계됐다. 1.5도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이 정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이라 우려스럽다.

이뿐 아니다. 5년 중 적어도 한 해에 1.5도보다 더 높은 2도를 초과할 가능성(1%)이 처음으로 제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앞으로 있을 다섯 번의 겨울(해당 해 11월~ 다음 해 3월) 동안 북극 온도 상승은 평균 2.4도로 전 지구 평균과 비교했을 때 3.5배 이상 클 것이라고도 했다. 코 배럿 WMO 사무차장은 “우리는 기록상 가장 더운 최근 10년을 경험했고 이번 보고서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가 몰고 올 암울한 미래에 대한 경고음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선후보들의 기후 관련 정책은 후순위로 밀리거나 찾아보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기후에너지부 신설 공약을 내놨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원전 확대”를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탄소 감축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10대 공약에 기후위기·에너지 관련 공약이 아예 없다. TV토론에선 원전 위험성과 재생에너지 비용에 대한 공방만 오갔을 뿐이다. 이러니 “3년 전 대선보다 기후변화 대응 요구가 커졌는데 공약은 후퇴하거나 실종된 상태”라는 기후학자들의 혹평이 나온 것 아닌가. 정치권의 기후위기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

기후위기는 정해진 미래다. 이달부터 푹푹 찌는 무더위가 나타났고 ‘독한 폭염·폭우’ ‘최장기 열대야’ 경보가 잇따르고 있다. 재작년 극한 호우로 인한 오송 지하차도 참변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폭염, 폭우, 산불 등 기후재난이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도가 갈수록 커지면서 기후위기 대응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누가 집권하더라도 범정부적이고 실효성 있는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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