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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SNS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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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0 23:22:50 수정 : 2025-06-10 23: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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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132일 동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에 게시한 글이 2262개에 달했다. 이는 첫 임기 당시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한밤중이나 동트기 전에도 즉흥적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바람에 트럼프 담당 기자들은 잠을 설치기 일쑤다.

재선 도전에 실패한 직후였던 2020년 12월 19일 트럼프는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엑스에 ‘(미 의회가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를 인증하는 날인) 1월 6일 워싱턴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다. 와라. 대혼란이 될 것이다!’라고 썼다. 미 의회 특별위원회는 트럼프의 이 메시지가 2021년 1월 6일 수만 명을 워싱턴으로 불러들였고, 미 연방의사당 폭동 사태를 촉발했다고 결론지었다.

트럼프 전임인 버락 오바마는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페이스북과 엑스 등을 활용해 지지자 네트워크 구축과 자금 모금 등을 진행했다. 오바마 팀이 가동한 ‘웹 2.0 캠페인’은 초선 상원의원에 불과했던 오바마가 정치 거물인 힐러리 클린턴을 침몰시킨 승인(勝因) 중 하나였다. 오바마는 재임 중에도 메시지를 직접 트윗하고 ‘트위터 타운홀’과 ‘레딧 AMA(Ask Me Anything)’에서 국민과 쌍방향으로 소통했다. 그런 오바마도 트럼프의 SNS 글에는 질렸는지 퇴임 이후 인터뷰에서 “지도층의 SNS가 사실관계마저 다르게 왜곡하는 등 편견을 조장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SNS와 친했다. 문 전 대통령의 엑스 계정과 페이스북 팔로어는 각각 180만명, 90만명에 달했다. 국정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의사와 간호사를 편 가르는 듯한 글 등이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 이후 페이스북이나 엑스, 인스타그램 계정에 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일엔 밤 11시가 다 된 시간에 엑스 게시글을 올려 한바탕 취재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SNS는 국민과 실시간 소통하는 창구가 될 수 있지만, 갈등을 키우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기왕이면 트럼프보다는 오바마 사례를 참고했으면 좋겠다.


조남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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