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이란이 다시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면 주저하지 않고 이란을 공습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우라늄을 위험한 수준으로 농축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다시 폭격하겠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고민할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란에 비밀 핵시설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지쳤다. 핵은 이란이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것이다”라며 “이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느냐? 이란은 내일을 생각하고 생존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난 한동안은 이란이 다시 핵(무기 개발)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을 받으라고 요구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럴 것이다. 또는 우리가 존중하는 사람이 사찰하도록 하겠다. 거기에는 우리도 포함된다”고 답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전날 영상 연설에서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항복 요구를 ‘헛소리’라고 비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또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신앙심이 깊고 이란에서 매우 존경받는 사람”이라면서 “당신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 당신은 엄청나게 깨졌고 이스라엘도 깨졌다. 둘 다 깨졌으며 전쟁을 끝내기에 매우 적절한 때였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도 글을 올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난 그가 어디에 은신하는지 정확히 알았고, 이스라엘이나 세계에서 단연코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미군이 그의 생명을 끝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난 그를 매우 참혹하고 수치스러운 죽음에서 구해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자신이 지난 며칠간 검토했으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적대적인 연설 이후 계획을 접었다고도 주장하며 “이란의 지도부가 때때로 ‘식초’보다 ‘꿀’로 더 많은 걸 얻게 된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이 진심으로 협상을 원한다면 이란의 대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향해 그런 용납할 수 없는 무례한 어조를 치워야 한다”며 “그의 진심어린 지지자 수백만명의 마음을 해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위대하고 강력한 이란 국민들은 위협과 모욕을 친절하게 대하지 않는다”며 “우리 국민은 이스라엘 정권이 우리 미사일에 납작해지지 않으려고 ‘아빠’한테 쪼르르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엄격한 아빠’로 빗댔다가 비판을 받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발언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받아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테헤란 전역에 검문소를 세우고 이스라엘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란 정부는 전쟁 이후 야당 인사나 반체제 인사 등을 대상으로 표적 단속을 벌이고 주민들에게 이웃이 간첩인지 감시하라고 지시 내리는 등 간첩 색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무장한 경찰이 거리를 순찰하며 지나가는 사람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무작위로 수색하며 경찰과 정보당국이 이미 수백명을 체포, 최소 6명을 처형했다고 보도됐다.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을 중단시킨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이란과 협상을 기정사실화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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