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특활비 사과' 등 요구 표결 불참 방침…민주, 본회의 앞선 예결위 소집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처리를 위한 여야 간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여야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4일 새벽까지 예산결산특위 소위 간사 협상을 벌였으나, 오전 현재까지 대통령실 업무지원비(특수활동비)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국비 지원 비율 등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추경이 민생 경제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적기 집행이 중요하다면서 야당과의 합의 없이도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비쿠폰 국비·지방정부 매칭(분담) 비율을 두고 협상이 잘 안돼 추경 협상이 결렬됐다"며 "국민의힘의 본회의 참석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추경은 처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소비쿠폰 발행 자체를 '현금살포·퍼주기'란 인식을 갖고 문제 삼는 부정적 입장인데, 예산이 더 늘어난다니 더더욱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른 쟁점으로 꼽히는 대통령실 특활비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논의 자체도 못 했다"며 "주 쟁점은 소비쿠폰이고, 특활비에 대한 국민의힘 내 갑론을박으로 시간이 지연될 것 같아 추경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원내대책회의, 예결위원 기자회견, 긴급 의원총회 등을 순차적으로 열고 예결위 협상 결렬 상황 등에 성토를 쏟아냈다.
다만 현실적으로 민주당의 단독 처리를 제지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민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추경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통화하고 만나고 협상을 계속했다"며 "(소비쿠폰 예산 증액 관련)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정부에선 우리 당에서 요청한 사업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특활비 부활 문제다. 자기들이 야당이었을 때는 대통령실 특활비가 불필요하다고 얘기했다가 집권하니까 꼭 필요하다는 것은 전형적인 이중잣대"라며 "특활비 문제가 나오면서 협상이 중단되고 민주당에서는 더이상 추가적인 논의를 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민주당이 추경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 특활비 삭감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적 제스처가 필요하다"며 "이 상태로 정부 증액안에 야당 동의까지 기대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막판 최종 담판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현재까지는 추가 협상 가능성은 희박해지는 기류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미 당 소속 의원들에게 공지를 통해 "추경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전하며 본회의 야당 불참 가능성에 따라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반드시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되 반대토론 후 표결엔 불참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원내부대표단을 중심으로 용산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해 추경안 관련 규탄서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의원총회 후 최수진 대변인이 밝혔다.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마련한 수정안은 정부안 보다 약 2조원 증액된 32조 5천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민주당 소속 한병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본회의 전 예결위 전체회의 개최를 예고하며 추경 소관 부처 기관장들에게 정오부터 국회 경내 대기를 요청했다.
오후까지 국민의힘과 추가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민주당안 그대로 수정안을 확정해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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