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17년째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는 강선문(67)씨는 “저녁만 되면 손님 발걸음이 뚝 끊긴다”며 한탄했다. 그는 “고기랑 채소 할 것 없이 식자잿값이 줄줄이 올랐는데 손님이 더 안 올까 봐 가격도 못 올렸다”며 “3개월 전부터 직원도 2명을 줄였다”고 말했다.

강 씨의 하소연은 외식업계 전반의 현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업계 체감 경기지수(현재지수)는 70.7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28)보다 8.52포인트 급락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업체가 늘어난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분기별 지수는 2022년 3분기 89.84까지 올랐으나 이후 대체로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 올해 1분기에 7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시행됐던 2022년 1분기(70.84)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출장음식서비스업의 경기지수는 지난해 4분기 80.41에서 올해 1분기 75.05로 5.36포인트 하락하며 모든 업종 중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기관 구내식당업 경기지수는 96.31에서 92.93으로 3.38포인트 하락했다. 주점업의 올해 1분기 경기지수는 64.60으로 전체 업종 가운데 최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외식산업 경기 악화는 소비심리 위축과 물가 상승 등의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식업계의 어려운 현실은 폐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고, 이 중 소매업·음식점업 비중이 45%를 차지했다.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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