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요리에 어울리면서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 중 먹어도 부담 없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슈퍼푸드’로 알려진 양배추다. 양배추는 100g당 약 24㎉로 칼로리가 적지만 비타민 C와 비타민 K, 엽산, 칼륨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양배추에 함유된 비타민 C는 오렌지보다 많고, 비타민U는 위점막 형성을 위한 호르몬 분비를 돕는다. 타임지가 올리브, 요구르트와 함께 ‘3대 장수식품’으로 꼽은 양배추의 효능을 알아봤다.

양배추는 브로콜리·콜라비와 한 품종에서 나온 십자화과 채소다. 지중해 연안과 유럽이 원산지로 알려졌는데,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도 즐겨 먹었다고 한다. 높은 저장성과 영양가로 중세 유럽에서 양배추는 겨울철 필수 식량으로 여겨졌다. 16세기 북미, 17세기 중국·인도 등으로 확산됐다. 국내는 1880년대 시험재배 후 20세기 중반부터 보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계절 내내 재배되지만, 늦가을에서 이른 봄까지 나는 양배추가 단맛이 깊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주산지가 다른데, 겨울에는 비교적 따뜻한 제주에서 재배되고 봄에는 전남 무안, 충남 서산 등으로 재배지가 이동한다.
양배추는 식용 목적 외에도 여러 건강상 이익을 위한 약초로 사용되어 왔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버섯 중독과 타박상을 치료할 때 양배추를 해독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양배추를 ‘인간을 밝고 원기 있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채소’라고 불렀으며,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도 90세까지 장수한 이유도 양배추를 즐겨 먹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로마시대 정치가 카토 역시 양배추를 ‘축복이 담긴 채소’라고 극찬했다.
평소 복부 팽만이나 소화 불량, 위장과 관련된 증상이 있다면 양배추를 꾸준히 섭취하면 좋다. 양배추에는 쓰린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MMSC(메틸메티오닌 설포늄 염화물)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궤양 치료에 유효한 성분이라고 해서 ‘Ulcer(궤양)’의 앞 글자를 따 편의상 비타민U라고 명명됐다.
암 예방과 뇌 질환 예방 효과도 있다. 양배추 속 글루코시놀레이트와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성분으로 체내 염증을 감소시키고, 혈액 속의 각종 노폐물 배출을 촉진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양배추에 포함된 설포라판 성분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이롭다. 양배추 속 풍부한 식이섬유는 변비 개선과 변비로 인한 여드름 완화에 도움을 준다. 피부 노화를 막는 구연산·사과산·호박산 등과 각종 무기질 성분도 풍부해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해 피부의 트러블을 줄여 깨끗하게 유지시켜주며, 노화 방지와 탄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양배추는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지만,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려면 올바른 조리법을 선택해야 한다. 너무 오래 찌거나 끓이면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볶음요리에 양배추를 추가할 땐 센 불에 짧은시간 조리해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양배추를 생으로 잘게 채 썰어 샐러드로 먹는 것도 추천한다.
다만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다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양배추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고이트로겐 성분이 체내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2~3번 한 컵 정도 분량 이하로 먹는 것이 좋다. 또 지혈제 역할을 하는 고혈압 약, 고지혈증 약,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거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양배추를 먹고 방귀 냄새가 심해졌다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양배추의 ‘황’ 성분 때문이다. 양배추에 포함된 황 성분이 분해될 때 황화수소나 메틸설파이드 같은 유독 가스가 생성되는데, 이 가스들이 바로 악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양배추와 함께 고기, 달걀 등 단백질 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황 성분을 만들어내는 식품은 육류, 생선, 양배추, 마늘, 양파, 브로콜리, 감자, 콩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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