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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후보자 부실 해명·與 감싸기로 취지 퇴색한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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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4 23:08:19 수정 : 2025-07-14 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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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 후보자 칭찬 릴레이 발언 눈총
강 후보자, ‘갑질’ 의혹 애매한 사과
“여론 살펴 임명” 빈말 그쳐선 안 돼

이재명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어제 강선우 여성가족부, 정동영 통일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후보자의 부실 해명과 여당 의원의 후보자 두둔으로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정책 역량을 검증한다는 인사청문회 본연의 취지는 퇴색됐다. “단 한 명의 낙마도 없다”는 여당의 오만한 인식 탓이 제일 크다. 주요 증인과 참고인 채택 요구도 거부한 여당은 “어려운 시기에 정말 (통일부 장관) 적임자가 아닌가 한다”, “의정 활동과 다양한 경험이 해수부 장관의 역할을 하는 데 손색이 없다”는 칭찬 발언을 쏟아냈다. 청문회가 무슨 장관 취임 축하 행사인가.

여당이 호위무사를 자처하니 후보자들도 청문회만 버티자는 식으로 임했다. ‘보좌진 갑질’ 의혹 등이 불거진 강 후보자는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논란 속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갑질’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동안 강 후보자 측은 “전직 보좌진 두 명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제보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에 나설 태세였다. 갑질 여부는 흐리면서 “부덕의 소치”라고 했다. 강 후보자는 ‘갑질’ 진상을 밝히기 위한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면피성 사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강·배 후보자 청문회는 여야의 정치 공방 끝에 시작부터 파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갑질 왕 강선우 OUT’이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붙이고 청문회에 임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정회됐다. 배 후보자 청문회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민희 독재 아웃! 이재명은 협치하라’는 문구를 들고 등장하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도 검증 차원을 넘어선 근거 없는 인신공격이나 불필요한 정치 공세는 자제해야 한다.

여야와 후보자의 합작으로 어제 청문회는 ‘맹탕’으로 흘렀다. 이런 청문회를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하는지 개탄스럽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장관 후보자들의 여러 의혹과 관련, 청문회가 끝난 뒤 국민 여론을 살펴 임명 여부를 최종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은 최종 임명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 국민 여론을 살피겠다는 약속만큼은 빈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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