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위에서 野 ‘갑질왕 강선우 아웃’
개의 13분 만에 정회… 강, 논란 사과
과방위선 野 ‘최민희 독재 아웃’ 피켓
최 위원장 산회 선포 오전 내내 파행
정동영·배경훈 증인·참고인 채택 전무
이재명정부 1기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첫날부터 청문회는 야당 의원들의 ‘노트북 피켓 시위’ 여파로 오전 회의가 공전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여야는 윤석열정부 당시와 정확히 입장을 180도 바꾸며 대치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핵심 증인이나 자료 제출 부실은 되풀이됐다. ‘맹탕 청문회’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국회는 강 후보자를 비롯해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국회는 18일까지 16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세청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를 진행한다.
이날 청문회 대상이 된 4명의 후보자 중 3명이나 의원 겸직 후보자였다. 청문회는 오전 파행을 겪었다. 강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여가위 청문회장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보좌관 갑질 의혹’에 휩싸인 강 후보자를 겨냥해 ‘갑질왕 강선우 OUT(아웃)’이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부착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청문회장 앞에서 피켓 시위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피켓을 붙이고 하는 데가 어디 있느냐”며 반발했고, 결국 여가위는 개의 13분 만에 정회됐고 공방을 거쳐 시작 시간부터 1시간 20분이 넘어서야 진행됐다. 강 후보자는 오전 질의에서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최민희 독재 OUT’, ‘이재명은 협치하라’ 등의 노트북 피켓시위에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질서유지에 방해가 된다’며 산회를 선포, 오전 내내 파행을 겪었다.

야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피켓을 붙여 시위하고,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풍경은 윤석열정부 당시에도 반복됐던 장면이다. 2023년 3월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노트북 피켓을 부착하고 회의에 나섰고, 국방위에서 이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해 회의가 파행된 바 있다. 민주당은 여당이 된 후 ‘노트북 피켓 시위’를 비판하는 입장으로 전환했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정당한 의사 표현’이라며 이를 옹호하고 있다.
고질적인 자료 제출 부실과 증인 채택 불발도 재연됐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증인과 참고인이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고, 배 후보자 청문회도 ‘0건’의 채택률을 기록했다. 강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채택된 증인 2명 중 1명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전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1명만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야당은 여당의 지연전술로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장관 후보자들은 자료 제출도 없고, 증인 채택도 없는, 맹탕 청문회를 만들어서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식의 김민석 스타일 침대 축구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 자질과 능력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철저하게 검증하겠다. 구태의연한 카더라식, 막무가내식 인신공격과 음해, 도 넘는 국정 발목잡기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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