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는 얼마 전 7세 딸의 영유아 구강검진을 했다가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의사는 “아이의 어금니가 모두 썩었다”며 “유치를 잘못 관리하면 영구치에도 영향을 준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A씨는 “의사 얘기를 듣고 아이가 유치원과 학원에서 젤리와 사탕을 매일 한 움큼씩 받아와서 먹는 게 떠올랐다”며 단 음식 섭취가 충치를 불러왔다고 의심했다.

진짜 충치를 유발하는 특정 음식이 있을까.
정답은 ‘맞다’이다. 충치는 입속 세균이 당분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산이 치아의 겉면을 부식시키며 발생한다. 당도와 접착도는 충치 유발의 중요한 기준이다. 이른바 ‘충치유발지수’다. 이 지수는 음식이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을 1점에서 50점 사이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충치 유발 가능성이 크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발표한 충치유발지수를 보면 젤리(48점), 캐러멜(38점), 엿(36점), 딸기잼(31점), 과자(27점)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대부분 충치유발지수가 높았다. 마가린·버터(0점), 동태찌개(1점), 어묵(2점), 김치(3점), 고사리(4점) 등은 충치에 주는 영향이 낮은 편이었다. 한동안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했던 탕후루의 경우 충치유발지수에 대한 정식 연구는 없지만 과일을 설탕 시럽에 묻힌, 딱딱하고 끈적한 음식인 만큼 전문가들은 젤리 못지않은 위험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아의 경우 스스로 치아 관리를 하기 어려운 만큼 충치유발지수가 높은 음식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치과 김미선 교수는 “충치유발지수가 높은 음식 섭취 시 3분 이내에 양치하는 것이 좋다. 당장 양치가 어렵다면 물로만 헹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충치는 예방이 최선인 만큼 3∼6개월 간격으로 예방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충치 예방 방법으로는 치아 홈 메우기, 불소 도포 등이 있다.
일부에서 유치의 경우 영구치가 아닌 만큼 충치가 생겨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나 유치에 생긴 충치가 심해지면 치아 크기가 줄어들어 영구치가 나오는 자리가 부족해져 교정치료까지 받아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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