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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전쟁’ 강조하는 트럼프, 노벨평화상 수상 꿈 접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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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4 14:34:11 수정 : 2025-09-14 17:13:17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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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전쟁부’ 이어 NSC도 ‘국방국→전쟁국’
“美 공격하는 집단 짓밟으려면 전쟁부가 어울려”
호전적인 이미지, 노벨평화상 수상에 도움 안 돼

얼마 전 미국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름이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바뀐 데 이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관련 부서명에도 새롭게 ‘전쟁’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트럼프의 꿈인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에서 멀어지는 조치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9·11 참사 희생자 24주기를 맞아 펜타곤 청사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연설에서 “미국이 공격을 받으면 우리는 끝까지 그들을 추적해 짓밟을 것”이라며 “그래서 예전의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로 바꿨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NSC의 하부 조직인 국방국(Directorate of Defense) 명칭이 최근 전쟁국(Directorate of War)으로 변경됐다. NSC는 외교·안보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의사 결정을 돕는 보좌 기구다. NSC를 이끄는 실질적 책임자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인데, 현재 내각의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겸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임명한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5월 경질된 뒤로 후임자가 아직 채워지지 않은 탓이다.

 

‘국방→전쟁’이란 용어 변경과 관련해 트럼프는 “왜 우리가 방어(defense)만 해야 하느냐”며 “공격(offense)도 원한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전쟁부가 훨씬 강한 이름”이라며 “전쟁부였을 때 우리(미국)는 두 차례 세계대전은 물론 모든 전쟁에서 이겼다”고 덧붙였다. 이는 2차대전 이후 전쟁부를 대신해 국방부가 출범한 이후로 수행한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미군이 거둔 성과가 도무지 만족스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9·11 참사 희생자 24주기 추모식에서 트럼프는 반미 성향의 테러 집단을 겨냥해 “미국이 공격을 받으면 우리는 끝까지 그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어떠한 자비심도 없이 그들을 짓밟을 것이요, 의심할 여지 없이 승리할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예전의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방어가 아닌 공격, 즉 ‘전쟁’을 통해 국제사회에 미국이 원하는 질서를 기필코 정착시키겠다는 의지의 선포처럼 들린다.

 

기존의 미국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를 대체한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는 명칭이 새겨진 새로운 부처 로고가 펜타곤 청사 벽에 부착돼 있는 모습. 백악관은 NSC 내부의 국방부 대응 부서 명칭도 기존 국방국(Directorate of Defense)에거 전쟁국(Directorate of War)으로 바꿨다. AFP연합뉴스

국제사회에선 트럼프가 전쟁이란 어휘를 즐겨 쓰는 것 자체가 노벨평화상 수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란 관측을 제기한다.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가운데 현역 군인이나 전쟁 지도자는 한 명도 없다. 2차대전 당시 영국 총리로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1874∼1965)이 훗날 노벨상을 받긴 했으나 평화상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2차대전 회고록’이라는 저서 집필의 공을 기리기 위한 노벨문학상이었다.

 

트럼프는 올해 1월 두 번째 집권 후 자신이 인도·파키스탄, 이란·이스라엘, 민주콩고·르완다, 태국·캄보디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이집트·에티오피아 6개의 전쟁을 끝내고 휴전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자화자찬을 해왔다. 하지만 정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에 대해선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이달 초 트럼프는 CBS 방송과의 인터뷰 도중 노벨평화상에 대한 질문을 받자 “거기에 관해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 장기화를 막는 데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 트럼프가 노벨평화상 수상의 꿈을 접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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