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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장사익 “김치 같은 재즈 기대하세요”

입력 : 2025-09-16 20:13:14 수정 : 2025-09-16 20:13:14
이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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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순회 공연
18인 재즈 오케스트라·해금 선율과 협연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는 길이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굽은 길도, 평평한 길도 갈 수 있죠. 30년 이상을 제 노래로만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번에는 늘 가던 길이 아닌 엉뚱한 길을 가게 됐습니다. 두루마기를 입고 재즈라는 옷을 입은 격으로 균형이 안 맞지만, 한 번은 사람이 살다 보면 엉뚱한 길을 가고 싶은 충동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충동이) 나이를 먹은 저한테는 살아가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를 지닌 ‘소리꾼’ 장사익(76·사진)이 캐나다 대표 빅밴드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와 함께 다음 달 19일 서울을 시작으로 21일 대구, 23일 안산, 25일 부산 4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친다.

그는 16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콘서트 관련 기자담소회를 열고 “재즈스러운 것이 나와 재즈가 닮았다”며 재즈 빅밴드와의 협연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제 노래에는 거의 박자가 없습니다. 제 나름대로, 느낌대로 노래를 부르고 있죠. 장르로 가요, 국악, 발라드 등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죠. 송가라고 낭송하면서 부르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런 식으로 가다 보니 자유스러운 재즈와 일맥상통한 것 같아요.”

이번 공연에서 장사익은 ‘찔레꽃’ ‘아버지’ ‘국밥집에서’ 등 재즈로 편곡한 자신의 노래 15곡에 대표적인 재즈곡 ‘어텀 리브스(Autumn Leaves)’를 부를 예정이다. 콘서트를 총괄 감독한 정재열 목원대 교수는 “장사익의 독특한 한국적인 소리가 서양의 대표적인 음악인 재즈 오케스트라와 접목했을 때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해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재즈 빅밴드의 강렬한 소리와 장사익의 영혼에서 나오는 강렬함이 합쳐져 발생하는 에너지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사익과 협연하는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는 색소폰 5명, 트럼펫 4명, 트롬본 4명, 기타·베이스·피아노·드럼 등 총 18인으로 편성됐다. 해금 연주자 하고운과 4인 합창단도 이번 공연에 함께한다.

“공연에 한국적인 김치와 된장 같은 냄새가 풍겨야 하지 않을까요. 제 노래 속에서 해금이라는 악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재즈 편곡에 해금이 들어가서 노래를 했어요. 특히 해금이라는 악기가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설 것인지, (빅밴드와) 같이 연주했을 때 어떤 느낌을 주고 시너지를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1994년 1집 ‘하늘 가는 길’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한 장사익은 지난 30년간 ‘기침’ ‘허허바다’ ‘꿈꾸는 세상’ 등 10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표했다. “목도 아프고 고비가 있었지만, 꾸준히 쉬지 않고 노래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면 저는 봄과 여름을 지나 가을에 왔습니다. 야구로 보면 8회입니다. 늙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소중하게 들릴 수 있는 노래가 필요한 것 같아요. 노래 부르기가 힘들지만, 몸이 쇠약하고 목소리도 아름답지 않지만 무대에 섰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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