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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으로 건강 챙긴다고?”…MZ세대, 여기에 몰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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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3 05:00:00 수정 : 2025-10-03 05:33:03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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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량 건기식’ 열풍…생활밀착형 유통 채널에서 건강 챙기는 20·30대

한때 3개월·6개월 단위의 대용량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체험 후 확신’이라는 MZ세대 특유의 소비 성향과 맞닿아 있다. 게티이미지

최근 들어 1개월 이하의 소용량 패키지 제품이 편의점, 다이소 등 생활밀착형 채널을 중심으로 속속 등장하며 새로운 소비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편의점 건기식 매출, 3개월 만에 19배↑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지난달 15일 기준 건기식 매출은 6월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800% 증가했다. 3개월 만에 19배 성장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첫 도입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약 71배나 뛰었다.

 

성장을 이끈 주역은 5000원 이하 소용량 패키지 제품이다. CU는 지난 7월 말 전국 매장에서 건기식 판매망을 본격 확대하고, 종근당·동화약품 등 제약사와 협업해 10일 단위 소포장 제품 13종을 선보였다.

 

대용량·고가 제품이 지배하던 기존 시장과 달리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는’ 가격과 용량을 내세운 전략이 소비자에게 통했다.

 

다이소 역시 마찬가지다. 인기 건기식 판매 순위 1~3위가 모두 30일 이하의 소용량 제품이 차지하며, 저가·체험형 수요가 얼마나 폭발적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제약·건기식 업계도 앞다퉈 ‘체험형 패키지’ 확대

 

전통적인 건기식 업체들도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정관장은 ‘지엘프로 더블컷 7-days’를 출시, 부담 없이 일주일 체험할 수 있는 라인을 열었다. 대표 제품인 ‘에브리타임’ 역시 올리브영에서 7·10·20포 등 다양한 규격으로 판매된다. 7포 ‘플레이버’ 라인은 출시 3개월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었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브이푸드 위클리 3종(올인원·스킨핏·컷앤핏)’을 내놓았다. 7일 단위 소포장에 정기 배송을 접목해 ‘주 단위 건강관리’라는 새로운 소비 패턴을 제시했다.

 

이처럼 건기식 업계는 대용량에서 소용량으로 ‘장기 복용 전제형’에서 ‘체험·선택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 “건기식도 FMCG(일상소비재)화”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용량 트렌드를 단순한 가격 인하 전략이 아닌 소비 행태 변화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와 1인 가구는 ‘작고 효율적인 소비’에 익숙하다. 소포장 전략은 이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접근”이라며 “편의점·다이소에서 팔리는 건기식은 ‘특별한 건강관리’가 아닌 ‘생활 습관’이 된다는 의미다. 산업 전반의 중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용량은 단순히 가격을 낮춘 게 아니다. 체험 → 신뢰 → 충성 고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대용량은 장기간 복용을 전제로 하지만 소용량은 ‘가볍게 시도해보고 결정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건강관리의 주도권이 소비자에게 넘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의점 건기식의 급성장은 ‘건강도 즉시성의 시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원하는 기능을 필요한 순간에 즉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경기침체 ‘가성비’ 건강 관리…작고 똑똑한 소비 시대

 

소용량 패키지의 확산은 경기 침체·고물가 시대와도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소용량은 단순한 패키징 변화가 아닌 ‘체감 가능한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행동”이라며 “건기식 시장에서 시작된 변화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소포장 확산으로 인한 포장재 사용 증가에 대한 환경적 우려도 제기된다.

 

향후 건기식 시장은 기존 대용량 중심에서 소포장·다품종 구조로 재편될 전망이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대용량 소비를 줄이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친환경 설계를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건기식 시장은 이제 “한 번에 많이 파는 것”보다 “한 명에게 자주, 오래 파는 것”을 지향한다. 소용량 제품은 고객과의 첫 접점을 넓히는 입문 상품이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발판으로 자리 잡고 있다.

 

‘7일 체험팩’, ‘10일 루틴’과 같은 시도는 소비자에게 건강을 시간 단위로 디자인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건기식이 단순한 보충제가 아닌 ‘건강관리 UX(User Experience)’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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