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의 요리 예능 출연을 놓고 여야는 7일에도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 K-푸드 홍보’를 위한 방송이었다면서 출연을 문제삼은 국민의힘 쪽에 사과를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 와중의 녹화 참여가 부적절했다고 거듭 주장하며 대통령 홍보용 방송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28일 K-푸드 홍보 목적으로 JTBC ‘냉장고를 부탁해’ 특집 방송 녹화에 참여했고 녹화분은 추석인 전날 방영됐다.

민주당 부승찬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를 혼탁한 정쟁의 장으로 만든 책임에 대해 사과하고 지금부터라도 민생경제회복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 대변인은 이 대통령 부부의 해당 프로그램 출연을 비판했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을 향해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하고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장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이 대통령의 대응을 상세히 설명했는데도 ‘48시간 행적은 결국 거짓말’이라고 한 것이 허위사실 유포이라는 주장이다.
부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주장한 잃어버린 48시간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보고를 받고, 이후로도 상황을 지속 점검했다는 사실이 시간대까지 상세하게 공개됐다”고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한 K-푸드 홍보’라는 방송사의 추석 특집 제작 의도는 명확했고, 대통령 내외 말씀 한마디마다 ‘K-푸드 확산과 수출과 산업화’에 대한 열정이 넘쳐났다”며 장 대표 등을 향해 “이쯤되면 추석민심 밥상에 숟가락 얹어보려던 의도는 실패한 것 같으니 국민께 사과드리시고 두 분이 함께 ‘냉부해’에 출연하시는건 어떻겠나”고 비꼬았다.
반면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냉장고를 부탁해’보다 ‘국민을 부탁해’가 먼저”라고 했다. 그는 “추석 명절, 온 가족이 모인 저녁 시간에 방영된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은 국정을 안정시켜야 할 국가 지도자의 책무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 음식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였다지만, 대통령 부부가 ‘이재명 피자’를 먹는 장면이 과연 국가 홍보에 도움이 됐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더구나 스스로 비상상황을 선언해놓고, 국가 재난 속에서도 예능 카메라 앞에서 웃는 모습은 국민의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은 웃음이 아니라 위기 속 리더십을 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전산망 장애가 발생하자 당시 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대통령 사과 및 장관 경질’을 요구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위기 앞에서도 카메라만 바라보는 ‘정치 쇼 본능’, 이것이야말로 내로남불이며 위선의 정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충형 대변인은 민주당이 장 대표를 고발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 운운하며 제1야당 대표를 형사적으로 고발하는 것은 과거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초현실적인 현실’”이라며 “국민의 입을 막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는 전형적인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적 공론장을 형사적 위협으로 압박하고 국민들과 정치인들에게 ‘나에 대한 비판은 용납 않겠다’는 식으로 겁박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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