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가정폭력 신고 평소보다 62%↑
최장 열흘에 이르는 명절 기간 관계성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선 고향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족에 흉기를 휘두른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8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30분쯤 노원구의 한 주택에서 아내와 아들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명절 기간 큰집에 가지 않겠다는 아내와 다투다 부엌에 있던 흉기로 찌르고, 이를 막던 아들도 다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빠가 흉기를 들고 죽이려 한다”며 아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으나 만취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와 아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임시 숙소로 보내 분리 조치하는 한편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명절 연휴는 평소보다 가정폭력이 많이 발생하는 기간으로 꼽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9월14일~18일) 5일간 112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5246건으로 하루 평균 104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년간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23만6647건으로 하루 평균 648건이었다. 추석 연휴 기간 가정폭력 신고가 평소 대비 61.8% 증가한 셈이다.
추석 당일이던 지난 6일 충남 당진의 한 주택에서 40대 남편이 30대 아내를 흉기로 찔러 입건됐다. 가족 간 불화가 원인으로, 피해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에도 서울 동대문구에서 간병 문제로 갈등을 빚다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명절 기간 치매를 앓는 아내의 간병 문제를 놓고 아들과 다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명절 기간 가족 간 폭력이나 연인 간 폭력 등 관계성 범죄가 크게 증가한다고 보고 재범 우려 가정과 고위험 대상자, 아동학대 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 또 관계성 범죄의 재범 우려가 높은 이들의 거주지 등에 지역경찰과 기동순찰대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경찰 관계자는 “친인척 등 전국 각지에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명절 특성상 홧김에 벌어지는 가족 간의 폭행 사건이 매년 연휴 반복되고 있다”며 “경찰 역량을 집중해 시민들이 안전하고 평온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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