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시중 정기예금의 상당수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을 주고 있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여전히 4%대에 머물러 예대금리 차에 대한 불만이 커질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이 새로 취급한 정기예금 가운데 42.9%는 금리가 2.5% 미만으로 조사됐다.
세부 구간별 비중은 ▲2.0%이상∼2.5%미만 40.5% ▲1.5%이상∼2.0%미만 2.3% ▲1.0%이상∼1.5%미만 0.1%였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정기예금의 1.8%만 금리가 2.5%를 밑돌았지만,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거의 절반이 그 아래로 떨어졌다.
가장 비중이 큰 금리 구간은 2.5%이상∼3.0%미만(56.6%)이었다. 작년 12월엔 대부분(85.9%)이 3.0%이상∼4.0%미만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가계대출 금리는 8월 현재 3.5% 이상∼4.0% 미만(47.1%)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4.0% 이상∼4.5% 미만(41.9%)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는 지난해 12월 4.0% 대출 금리 비중이 19%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진 수치다. 당시 4.0%이상∼4.5%미만 구간이 64.3%였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대출 금리 하락은 더딘 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7월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은행권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한 뒤에도 예대금리 차가 더 벌어졌다.
은행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이자수익을 거두면서도 금융소비자들의 금리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체로 시중금리가 하락하지만 시장 기대나 자금 사정에 따라 금리 하락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이자 장사’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대출금리 인하 속도에 맞게 예금금리 속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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