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국내 5위 거래소인 고팍스를 품게 됐다. 이에 따라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이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날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바이낸스는 2023년 유동성 위기에 처한 고팍스 지분 67%를 인수하며 국내 시장 재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FIU는 자오창펑 전 CEO의 사법 리스크와 고팍스 인수가 국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에 미칠 영향 등을 이유로 임원 변경 신고 수리를 보류해 왔다.

현행법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는 별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없고 대신 대표·임원을 금융당국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금융당국은 심사를 통해 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바이낸스와 미국 당국 간 소송 문제가 일단락되고, 고팍스가 제출한 사업 계획이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하면서 마침내 한국 시장 진출의 길이 열린 것이다. 바이낸스는 2022년 글로벌 거래소 FTX 파산으로 지급하지 못한 고객 자금 1479억원 지급도 속도를 내면서 한국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규모의 경제’다. 바이낸스는 전 세계 2억9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국내 거래소보다 유리한 가격과 체결 속도를 누릴 수 있다. 다만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이 필수적이어서 시중 은행과 협력해야만 한다. 현재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지만, 향후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대형 시중은행과의 파트너십 확보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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