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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무직 ‘36개월 위로금’ 제안에…“진짜 ‘희망’ 퇴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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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7 05:00:00 수정 : 2025-10-17 05:33:09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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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한 체질 개선”…LG디스플레이, 사무직 희망퇴직 1년만에 재시행
“디스플레이 산업의 격변 속, ‘OLED 중심 전환’ 가속 위한 구조 효율화”

LG디스플레이가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결정은 위기 대응형 구조조정이자 미래 대비형 조직 재편의 일환이다. 게티이미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년 만으로,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체질 개선을 통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날(16일) 조직별로 사무직 대상 희망퇴직 설명회를 열고, 오는 20일부터 2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근속 3년 이상 직원으로, 퇴직을 신청하는 이들에게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기본급 최대 36개월분의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이 지원된다.

 

최종 대상자는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회사는 다음달 중순까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원가 혁신은 생존의 조건”…조직 효율화 불가피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몇 년간 LCD 사업 부진과 글로벌 수요 변동에 직면해왔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LCD 부문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OLED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 중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7월 타운홀 미팅에서 “원가 혁신은 생존의 조건이며, 품질은 고객 신뢰의 기반”이라며 “근원적 원가 체질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이러한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변하는 디스플레이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듯 하다”며 “조직 효율화를 통해 OLED 중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연이은 구조조정… “수익성 중심 전략” 강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생산직, 11월 사무직을 대상으로 각각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인건비를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의 조직 효율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재무 정상화 과정의 일환으로 평가한다.

 

한 전문가는 “고정비 축소, 제품 믹스 개선, LCD 철수 등 수익성 중심의 전략이 점차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번 사무직 희망퇴직 역시 2025년 실적 정상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디스플레이 산업 구조 재편의 신호탄”

 

전문가들은 이번 희망퇴직을 디스플레이 산업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읽어야 한다고 진단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OLED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 조정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며 “단순한 감원이 아니라 사업 전환의 방향을 명확히 하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OLED는 기존 LCD보다 기술 장벽이 높고 부가가치가 크지만, 연구·개발 중심의 인력 구조를 요구한다.

 

기존 LCD 생산·관리 중심 인력 비중이 높은 조직에서는 직무 재편과 구조 효율화가 병행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노동시장에도 파급…“대기업 사무직 희망퇴직, 고용 신호 변화”

 

대기업 사무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은 고용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 노동시장 전문가는 “최근 기술 변화가 빠른 산업군일수록 고용의 유연성이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이런 추세는 향후 재교육·전직 지원 정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제조·기술 중심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사무직으로까지 확대되는 점은, 정규직 고용의 안정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희망퇴직은 속도를 따라잡기 위한 ‘아픈 진통’이자 ‘새로운 생존 실험’의 한 장면이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단기적 비용 절감 외에, 내부 구성원의 사기 저하를 최소화하는 관리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HR 전문가는 “희망퇴직은 구성원에게 심리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설명회와 심의 절차를 병행하는 방식은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시장 불확실성에 맞서는 체력 단련 과정’으로 평가하면서도, 인재 확보 전략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반복된 희망퇴직은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 과정이지만, 향후 신성장 분야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단기적인 효율화 이후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진짜 시험대”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의 끝이 아닌 ‘재편의 시작’

 

LG디스플레이의 이번 결정은 위기 대응형 구조조정이자 미래 대비형 조직 재편의 일환이다.

 

LCD에서 OLED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신호다.

 

산업 변화의 속도는 기업보다 빠르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희망퇴직은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한 ‘아픈 진통’이자 ‘새로운 생존 실험’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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