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와인 교육기관 WSET 미셸 브램튼 CEO 인터뷰/한국 와인 교육 이끄는 WSA와인아카데미 창립 20주년 맞아 방한/“덜 마시지만 더 좋은 것 마시는 경향 확대될 것”
영국의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그는 1984년 와인 역사에 남는 기록을 하나 세웁니다. 1955년 영국의 와인마스터협회(Institute of Masters of Wine·IMW)가 설립한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MW)은 가장 권위 있는 학위로 오랫동안 와인 거래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됐습니다. 그러다 1984년 외부에 개방됐는데, 잰시스는 그해에 외부인으로는 최초로 MW를 취득합니다. MW는 취득까지 수년이 걸리는 매우 까다로운 과정이어서 ‘와인의 신’으로 불립니다. 2025년 현재 전세계 30개국에서 425명이 배출됐고 여성 MW는 151명입니다. 한국은 아직 MW가 없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한 잰시스는 여행사 직원을 거쳐 1975년 와인트레이드 매거진 와인 앤 스피릿(Wine & Spirit)에서 와인 전문 기자로 일하다 와인 공부에 빠져듭니다. 바로 1969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국제공인와인교육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입니다. 그는 지난해 WSET 창립 55주년 행사에서 “WSET 디플로마를 취득한 것이 MW가 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실제 잰시스는 WSET에서 레벨4 디플로마까지 취득했고 이를 바탕으로 MW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습니다. 한국에서도 WSET 과정이 개설돼 있으며 대표적인 곳이 2005년 설립된 국내 최초·최대·최고 교육기관 WSA와인아카데미입니다. WSA 설립 20주년을 맞아 WSET CEO 미셸 브램튼(Michelle Brampton)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WSET 역사
WSET는 1969년 영국의 와인 및 주류 산업에서 교육 수요가 점점 커져가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선 신탁재단(Charitable Trust)으로 런던에 설립됩니다. 설립 자금은 빈트너스 컴퍼니(The Vintners’ Company)가 지원하고 영국 와인 및 주류 협회(Wine and Spirit Association of Great Britain·WSTA)가 시작했던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받았습니다. MW를 배출하는 IMW와 디스틸러조합(Worshipful Company of Distillers)도 창립 멤버입니다.
WSET 자격 제도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1977년 아일랜드에 이어 같은 해 캐나다 온타리오의 국제와인교육길드(IWEG)를 통해 북미 최초의 WSET 교육기관이 생기는 등 전세계로 WSET가 확장됩니다. 현재 70여 개국, 15개 언어로 WSET가 운영되고 네트워크 교육기관은 900개가 넘습니다. 매년 전체 수강생의 75% 이상이 영국 외 지역에서 공부할 정도로 대표적인 글로벌와인교육 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1969년 세 가지 자격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현재 9개의 과정으로 확대됐고 2014년 사케 과정도 처음 도입됩니다. 또 2024년 맥주 레벨 1, 2가 신설되고 사케 과정도 레벨 1, 2 과정으로 진화합니다.
◆세계 최대 와인교육기관
브램튼 대표는 WSET가 와인, 스피릿, 맥주, 사케 등 주류 전반에 걸쳐 신뢰도 높은 전문 자격증을 제공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류 전문 교육 기관이라고 강조합니다. “WSET 런던 스쿨은 학교와 본사 기능을 겸비하고 있어요. 전 세계 직원 180여 명이 협력해 연간 약 12만명 이상을 교육합니다. 또 교육과정 개발, 시험 운영, 교재 출판 및 로컬 교육 제공자 관리 등 다양한 일도 진행하죠. 특히 WSET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엄격한 품질 기준에 따라 신뢰도 높은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모든 자격증은 영국 교육 표준청(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Ofsted)의 감독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표준을 보장하는 자격증이라고 자부 합니다. WSET 자격증이 전 세계 와인업계에서 공통 언어로 인정받고 통용되는 이유랍니다.”
WSET는 최근 20년간 160만명 이상의 글로벌 수료생을 배출했습니다. 주로 와인업계 관계자들이 수강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인들이 50%에 달할 정도로 와인 지식을 충족시키려는 일반 와인 애호가들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아시아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아시아 와인시장의 볼륨이 커지면서 2025년 아시아는 전체 응시자의 13.5%를 차지했고 중국, 호주까지 포함하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거의 30%에 육박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며 영국, 중국 순입니다. 한국은 WSET 글로벌 수강생 수 상위 10개국 중 9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중국, 홍콩, 호주에 이어 4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한국에서 와인샵을 몇 곳 방문했는데, 정말 훌륭한 셀렉션과 고품질 와인을 갖춘 멋진 곳들이 많아서 아주 인상 깊었답니다. 그렇게 많은 럭셔리 와인들을 다양한 샵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거든요. 특히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와인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 와인 시장이 정말로 커지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프리미엄화(Premiumization), 즉 현재보다 더 좋은 것을 구매하려는 경향은 전 세계 어디서든 증가하는 현상입니다. 주류도 전반적으로 ‘덜 마시지만 더 좋은 것을 마신다(Drink less, but drink better)’는 추세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샴페인을 포함한 스파클링 와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스피릿, 사케 및 칵테일 문화도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어요. 한국 와인시장에서 샴페인 등 프리미엄 와인들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이 더 좋은 와인을 마시기 시작하면, 자신이 마시는 것을 이해하고 싶게 되고 이는 와인 교육으로 이어질 겁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삶은 점점 온라인화 되고 있어요. 하지만 와인은 사람의 관계를 이어주는 진짜 세상을 만나게 해줍니다. 따라서 진짜를 찾는 젊은이들에게 와인은 점점 매력적인 대상으로 받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진화하는 와인 교육
최근 WSET는 디지털 수료증을 도입해 학습자 편의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최근 3년간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시험 처리 과정의 디지털화입니다. 이전에 종이와 수작업에 크게 의존했던 모든 시험 처리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CRM을 도입했어요. 2024년 디지털 수료증을 출시했고, 객관식 시험의 경우 본인 기기나 교육 제공자의 기기를 사용하는 온스크린 테스트도 고려 중입니다.”
WSET는 온라인 강의, 학습 자료, 샘플 문제도 디지털로 제공하며 특히 커리큘럼도 대폭 확대되고 있습니다. “WSET는 2027년 개편 예정인 레벨3 교육 과정에 지속 가능성 관련 내용을 대폭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업계 종사자를 위한 단기 심화 과정도 개발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방침입니다. 최근 중국 와인, 오렌지 와인, 영국 스파클링 와인, 논알콜·저알콜 와인 시장이 새로 생겨나고 있지만 그때다 모든 것을 정규 커리큘럼에 넣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WSET는 글로벌 표준을 유지하는 자격증 과정(핵심 커리큘럼)은 최신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를 하면서, 새 트렌트에 맞춘 단기 코스를 추가해 전문성을 더할 작정입니다.”
브램튼 대표는 다양한 주류를 즐긴다고 합니다. “와인, 스피릿, 그리고 맥주 등 모든 종류를 좋아하지만 첫번째 선택은 언제나 샴페인입니다. 한국에 도착해 첫날밤 마셨던 나파밸리 까베르네 쇼비뇽도 환상적이었고 요즘은 전에 공부했던 리오하(Rioja)를 즐기고 있어요. 또한 네그로니(negroni)나 마티니(martini), 마르가리타(margarita) 같은 칵테일도 아주 좋아합니다. 사실 WSET 런던 학교에서는 칵테일 만들기 저녁 모임도 하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그리고 맥주도 즐기는데 지난주에 상하이에 있을 때는 한주간의 긴 미팅을 마치고 팀원들과 축하 와인을 마시기 전 맥주를 즐겼습니다. 솔직히 딱 하나만 고르기는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어떤 장소에서 누구와 함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다르니까요. 다행히 모든 상황에 맞는 술이 하나씩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술에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WSET 과정을 이수하면 애매했던 내용이나 몰랐던 내용을 이해하고 알게 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술이 더 매력인 친구로 다가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20주년 맞은 WSA와인아카데미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에 있는 WSA와인아카데미는 2005년 국내 최초로 WSET 과정을 도입한 국제 인증 와인 교육 기관입니다. WSET 뿐 아니라 프랑스와인전문가과정(FWS), 이탈리아와인전문가과정(IWS), 스페인와인전문가과정(SWS) 등 다양한 해외 인증 교육 프로그램도 국내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20년동안 WSA와인아카데미가 배출한 수강생은 약 2만1500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현재 국내 호텔 지배인, 소믈리에 등 와인, 관광, 외식 산업의 전문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와인 애호가 및 일반인 수강생의 증가로 해외 인증 과정 외에 교양 및 시음 세미나, 기업 및 단체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강의도 운영합니다. 강의실은 퍼플(48명), 가넷(28명), 루비(26명) 3개 강의실로 구성됐습니다.
무엇보다 디플로마 소지자 등 최고 실력파 강사진으로 꾸렸다는 점이 돋보입니다. 박수진 원장은 국내 세 번째로 디플로마를 취득한 국제와인전문가 인증 강사입니다. 또 프랑스 보르도 에꼴뒤뱅, CIVB, 캡스톤 캘리포니아 와인, 스페인 ICEX 와인, 미국 오리건·워싱턴 와인, 뉴질랜드 와인 인증 강사이기도 합니다. 국내 메이저 수입사 마케팅 팀장 출신으로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꼼꼼하고 친절하며 명쾌한 강의로 유명합니다.
김상미 원장은 인문학 기반의 재미있고 깊이 있는 강의가 돋보입니다. 영국 옥스퍼드 브룩스 대학교 석사(푸드, 와인&컬처 인문학 석사) 출신으로, 디플로마를 취득한 국제 와인 전문가 인증 강사입니다. 미국 오리건·워싱턴 와인, 스페인 ICEX 와인, 그리스 와인, 마데이라 와인 인증 강사이기도 합니다. 키안티 클라시코, 감베로로쏘 등 국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마스터 클래스와 세미의 통역도 맡고 있습니다.
최선주 대표강사, 최태현 대표 강사, 르 글라스 총괄 소믈리에를 맡고 있는 곽성진 강사, 유석호 강사도 디플로마 소지자입니다. 백은주 대표강사는 최근 국내 첫 부르고뉴 와인 저서 <부르고뉴 와인>을 펴낸 국내 최고의 부르고뉴 와인 전문가입니다. 프랑스 디종 부르고뉴대학교(DU) 와인양조학과 출신으로 부르고뉴 와인양조 협회 회원이기도 합니다. 대림대학교 겸임교수(호텔조리학부),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사무국장도 맡고 있습니다. 정수지 대표강사는 호주 와인 전문과 과정 레벨 1&2를 취득한 호주 와인 전문가 호주와인협회 한국 지사장을 역임했습니다. 또 모젤 와인 전문가 과정을 취득한 리슬링 와인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오형우 대표강사는 세계소믈리에협회(A.S.I) 디플로마를 취득했고 2016년 세계 소믈리에 대회 한국 대표로 출전했을 정도로 현장에서 탄탄한 실력을 쌓았습니다. IWS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또 2016년 한국 소믈리에 대회 최연소 챔피언 양윤주 강사, 소믈리에 대회 3관왕(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코리아 소믈리에 오브 더 이어, 소펙사 코리아 한국 소믈리에 대회) 조현철 강사 등 뛰어난 강사진이 와인 지식을 흥미진진하게 전합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베이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9/128/20251029520526.jpg
)
![[세계타워] 봄 오는데 장미만 피지 말라는 정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9/128/20251029521231.jpg
)
![[세계포럼] 캄보디아 사태 이번으로 족하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9/10/128/20250910520139.jpg
)
![[기고] 흙 속까지 읽어내는 스마트 농업](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9/128/20251029521111.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