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서 함대지 미사일 도발
김정은, 발사 참관 안 해 수위조절
대화 거부 뜻도 안 밝혀 여지 남겨
트럼프 “시간 걸려… 인내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하게 희망해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은 결국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데도 묵묵부답이던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며 ‘핵보유국 인정’ 등 몸값을 한층 높이려 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이 29일 “약간의 구름이 있으나 걷어낼 것”이라며 대화의 의지를 꺾지 않고 있고, 북한도 명확한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북·미 정상의 만남이 현실화될 단초는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북·미 정상의 회동 불발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제안에 북한이 보여온 태도 때문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일찍부터 제기됐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염두에 두고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 회동 제안을 거부할 것이란 의지를 보였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하며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800여s(초) 간 비행하여 표적을 소멸하였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수년 전부터 시험발사했던 화살-1·2형을 구축함에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개량해서 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한반도 주변 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짚었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아시아 순방에 나서면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한다고 밝힌 이후 여러 차례 같은 의지를 밝혔으나 무시에 가까울 정도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를 향하는 사이 북한 외교의 핵심인 최선희 외무상은 러시아를 방문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몸값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전보다 안정시켜 뒷배를 다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향에 맞추어 대화에 나설 필요도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하루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가 북한의 염원인 핵보유국 인정을 위한 메시지로 해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 그는 회동 불발에 대해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그러나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김정은 그리고 모두와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약간의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보유국 인정, 경제제재 해제 등을 위해선 미국과의 대화가 필수인 걸 아는 만큼 북한도 대화에 나설 개연성은 충분하다. 미국과의 대화를 고려한 듯 메시지를 수위 조절한 흔적도 포착됐다. 정재환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계 분쟁적인 요소들을 자기 방식대로 해결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도 관심의 대상”이라며 북·미 정상 간 회동 성사에 무게를 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트럼프와 최소한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그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최종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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