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에서는 보수·진보 단체들의 대규모 도심 집회도 잇따르고 있다.
진보 성향의 단체들은 29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관세 약탈을 규탄”하는 내용의 반트럼프 집회를 갖는 반면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트럼프 환영” 구호와 함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0일 방한 관련해 “차이나 아웃” 구호를 외칠 예정이다.
경찰은 양측 시위대 간 충돌을 막고 혹여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경북·부산 전역에 ‘갑호비상’을 발령해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35개 진보 인권단체 등으로 구성된 ‘2025 에이펙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이하 국제민중행동)는 이날 오전 경주시 동천동 구황교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에이펙은 트럼프의 원맨쇼”라며 “에이펙을 명목 삼아 관세 폭탄으로 다른 나라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경제를 수탈하는 트럼프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지금 같은 형태의 에이펙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며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가 관세 약탈을 통해 국제 무역 질서를 완전히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약탈적 관세 무역을 강요하는 트럼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겁박은 미 제국주의가 자신의 힘을 갖고 약탈과 불평등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포승줄에 묶인 트럼프 얼굴 형상의 탈에 ‘레드카드’를 붙이고 “노(NO) 트럼프”를 외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반면 보수 성향 단체인 ‘자유대학’은 이날 오후 5시쯤 경주 중심가인 노동동 신라대종에서 황리단길까지 행진하며 맞불 집회를 열었다.
자유대학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전 대통령 지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윤어게인(Again)”, “트럼프 환영” 등을 외치는 동시에 정부의 중국인 무비자 허용 정책을 규탄했다.
자유대학 관계자는 “30일에는 트럼프의 부산 방문 일정에 맞춰 부산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경찰에 따르면 경주 에이펙 정상회의 기간인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경찰에 신고된 집회는 27건이고 이 중 17건이 에이펙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일부 집회가 과격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 등에 대비해 28일부터 경북·부산경찰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경주 도심 황리단길과 대릉원, 버스터미널 등 주요 지역을 ‘특별 치안 강화 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원활한 집회 관리와 안전한 행사 개최를 위해 하루 1만9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한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안녕 위험 발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라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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