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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망신”…일본인 관광객 모녀 덮친 만취 차량에 엄마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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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4 06:00:00 수정 : 2025-11-04 06:18:18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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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주 온 딸이 ‘효도관광’ 중 참변
경찰, 30대男 운전자에 구속영장 신청

경찰이 음주운전으로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들이받아 50대 여성을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근 관광객 등 외국인이 음주운전 차량에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교통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10시쯤 서울 동대문역 인근 인도를 향해 돌진하는 만취 운전 차량. 오른쪽은 횡단보도에 설치된 차단봉이 충돌 충격으로 뽑힌 모습. MBC·SBS 보도화면 캡처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전날 오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10시쯤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위치한 식당에서 소주 3병가량을 마시고 본인 소유의 차량으로 1㎞가량 운전하다 동대문역 인근 흥인지문사거리 인도로 돌진,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일본인 모녀를 치었다. 이 사고로 어머니인 58세 일본인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38세 딸은 무릎에 골절상, 이마에 열상 등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장 영상에는 반대편 차선에서 오던 차량이 갑자기 좌회전하면서 그대로 횡단보도 앞 인도를 덮치고 횡단보도에 설치된 차량봉이 뽑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 차량은 공원 언덕길까지 들어온 뒤에야 멈춰 섰다. 현장은 모녀가 구매한 화장품 영수증과 혈흔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 소유의 사고 차량은 경찰이 압수한 상태다.

공원 내부까지 돌진한 사고 차량을 인계하는 모습. MBN 보도화면 캡처

 

피해자 모녀는 지난 2일 오전 일본에서 입국해 4일 오후 출국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쇼핑을 마치고 종로구 낙산 성곽길로 향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행은 평소 한국을 자주 찾던 딸이 ‘효도 관광’ 목적으로 준비한 여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일본대사관 직원이 병원을 방문해 장례 절차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날 사망 피해자의 가족이 입국해 가족 간 논의 후 장례 절차를 결정할 예정이다. 피해자 딸은 어머니 시신을 일본으로 운구하길 원하고 있으나 1500만원 상당의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추가 조사하는 한편 피해자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역사를 고용해 소통 중이며, 일본어에 능통한 교통경찰관 1명을 피해자 보호 전담으로 지정했다”면서 “수사 사항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장례 절차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음주운전으로 관광객 등 외국인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나라 망신”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안전 여행 캠페인, 무등록 업체 단속 등 안전 대책을 실시 중이지만 별도의 보행 안전 교육이나 교통 정책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교차로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캐나다 국적의 3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운전자를 음주운전·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사고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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