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 관세 패소 판결땐 제3세계 전락”… 트럼프, SNS 압박

입력 : 2025-11-03 20:00:00 수정 : 2025-11-03 22:50:07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대법, 5일 ‘정책 합법성’ 심리 개시

“관세 카드 없으면 경쟁서 불리” 강조
‘국제비상경제권한법’ 근거 정당성 쟁점
하급심선 ‘위법’… 최종 판결 수개월 걸려
정부 패소 땐 128조원 환급 등 대혼란
대법관 6명 보수성향… 우호결정 ‘변수’
“패소해도 무역합의 무효 불투명”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미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5일(현지시간) 시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소한다면 미국이 제3세계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관세 소송과 관련, “대통령이 관세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전 세계 다른 모든 나라, 특히 ‘주요국’과의 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며 “최근 중국 및 많은 다른 나라와 성공적으로 (무역) 협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협상 카드로서 ‘관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연방대법원은 5일 구두변론기일을 열어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시행한 관세 부과가 적법한지 심리한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외국에 의해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통령에게 외국 정부 등에 수출입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을 근거로 지난 4월 미국의 만성적인 대규모 무역적자를 이유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별로 ‘상호관세’를 부과해 왔다. 당시 한국도 25% 관세가 적용됐고, 최근 한·미 무역 합의로 15%로 낮아졌다. 미국 중소기업 등이 관세로 피해를 봤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소송이 시작됐다.

소송의 쟁점은 의회의 고유한 관세 권한이 IEEPA를 통해 대통령에게 위임됐는지 여부다. 무역적자가 IEEPA가 규정한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리하는 존 사우어 법무차관은 지난달 30일 대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수입을 규제할 권한에 관세가 포함되며, 무역적자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큼 엄청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IEEPA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전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급심인 국제무역법원(USCIT·1심)과 워싱턴 연방순회항소법원(2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IEEPA에 따른 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IEEPA에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취할 수 있는 조치에 ‘관세’는 명시되지 않았으며, 헌법에 따라 조세 권한을 가진 의회가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제한 없는 권한’을 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 관세 정책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대법원 판결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패소한다면 이미 거둬들인 수백억 달러 규모의 관세 수익을 환불해야 한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미 납부된 관세는 약 900억달러(약 1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9월 대법원 판결이 패소할 경우 “(지금껏 부과한) 관세의 약 절반을 환불해야 할 것이고, 이는 재무부에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법관 총 9명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임명한 대법관 3명을 포함해 6명이 보수 성향이라는 점은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하더라도 무역 합의가 완전히 무효가 될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이언 마제러스 전 미 상무부 부차관보는 AFP통신에 “트럼프 행정부가 패소하더라도, 다른 법률을 활용해 150일 동안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포토

나나 매혹적인 자태
  • 나나 매혹적인 자태
  • 아이들 미연 '너무 사랑스러워'
  • 조윤수 '사랑스러운 미소'
  • [포토] 윈터 '깜찍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