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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위기에 경찰 호송… 도시락 깜빡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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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3 18:49:50 수정 : 2025-11-13 18:49:49
이예림·윤준호·소진영·오상도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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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수능 이모저모

“실력 다 보여줘” 가족·후배 응원
수험생들 수험표 들고 속속 입실
시간 착각한 부모 안도 섞인 한숨
고속道 사고에 차로 막혀 애간장
15㎞ 거리 시험장 버스 놓치기도

“긴장하지 말고 네 실력 다 보여줘!”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에서 치러졌다. 올해 답안지 필적확인란 문구는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이었다. 이날 오전 전국 시험장 앞에는 수험생들의 젊음과 도전을 응원하는 학부모들과 후배들이 모여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12지구 제22시험장인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부모님에게 도시락을 받으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7시쯤 서울 종로구 중앙고 앞은 일찌감치 학교를 찾은 이들로 북적였다. 학교는 차량 두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좁은 골목길로 둘러싸여 있는데 수험생을 내려주기 위해 온 학부모 차량이 한 줄로 길게 줄지어 섰다. 교통이 혼잡했지만 경적을 울리는 차는 없었다. 50대 장모씨는 “아들이 평소에 나랑 손도 안 잡는데 어쩐지 오늘은 시험장 다 와서부터 손을 꼭 잡더라”며 “긴장하지 말고 준비한 만큼 실력을 발휘하고 오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서울 강남구 휘문고 앞에서도 도시락과 수험표를 손에 든 학생들이 속속 등교했다. 일부 학생들은 정문 앞 가판에서 아날로그 시계를 산 뒤 시험장으로 향했다. 정문 앞에는 자식들을 들여보내고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교정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학부모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재수생 아들을 뒀다는 신진영(47)씨는 “이번에도 안 되면 군대뿐이라 이젠 퇴로가 없단 마음”이라며 “아들이 7시30분쯤 들어간 뒤 정문이 닫힐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수험생 수송을 위한 경찰차 모습. 뉴스1

오전 8시20분, 폐문을 10분 앞두고 한 학부모가 도시락을 들고 황급히 휘문고 정문으로 뛰어들어가는 일도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도시락을 전해달라는 학부모에게 교직원은 “학생에게 전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정문 앞에서는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다른 학부모들의 안도 섞인 한숨도 이어졌다. 안모(60)씨는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아슬하게 정문을 통과했는데 혹여나 자리를 못 찾고 돌아나올까 걱정이 됐다”며 “다시 나오는 학생이 아무도 없는 걸 보니 아들도 시험을 잘 보고 올 수 있을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휘문고 정문이 굳게 닫히자 학교 앞에 모인 중동고 1, 2학년생들은 학교를 향해 “선배님들 시험 잘 보십시오!”라고 말한 뒤 큰절을 했다. 정문을 떠나지 못하던 학부모들은 “고맙다”, “감동이다”라며 학생들을 끌어안았다.

“그동안의 노력, 결실 맺을거야” 한 대입 수험생 학부모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딸에게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응원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서울 중구 이화여고 앞에서는 오전 7시25분 사이렌 소리와 함께 고속도로순찰대 순찰차 한 대가 정문 앞에 급히 멈춰섰다. 차에서 내린 A양은 경찰에게 거듭 인사를 건넨 뒤 급히 교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A양은 이날 오전 5시43분 경기 화성시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트럭 추돌사고로 3개 차로가 막히면서 아버지가 태워주던 차 안에 갇혔다. 오전 5시58분 다급하게 112에 신고한 A양을 경찰은 레커차로 인계받은 뒤 순찰차에 태우고 사이렌을 울리며 50㎞ 거리를 35분 만에 달렸다.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한 A양은 경찰에게 “정말 너무 감사하다”며 “꼭 시험 잘 보고 오겠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출동한 경찰분들이 딸과 저에게 ‘시간 내 도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켰다”며 “수송하는 중간에도 잘 이동하고 있다며 연락해줬다.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오전 8시4분쯤 평택시 38번 국도에서는 차량 정체가 이어지자 B양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B양을 순찰차에 탑승시켜 사이드카로 에스코트하며 입실 시간을 조금 넘긴 오전 8시14분 시험장에 가까스로 들여보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세종시에선 악 15㎞ 떨어진 종촌고에서 시험을 치를 예정이던 수험생이 시내버스에 탑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 부강파출소 순찰차가 수험생을 태우고 무사히 시험장에 들어갔다. 인근에선 “수능 감독관인데 자동차 키를 분실했다”는 수송 도움 요청을 받고 아름지구대 순찰차가 범지기마을에서 소담고까지 감독관을 수송했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수험생을 위한 경찰의 편의 제공은 234건에 달했다. 순찰차 수송이 1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에스코트 36건, 수험표 전달 16건, 주정차 차량 이동 등 기타 지원이 48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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