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기간이 3년도 안 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지막 국외 출장은 2024년 11월 14∼21일 이뤄진 남미 순방이다. 윤 전 대통령은 먼저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보다 꼭 1년 먼저 에이펙 의장국을 맡은 페루에서 윤 전 대통령은 이른바 ‘K방산’ 홍보를 위한 활동에 주력했다. 한국·페루 정상회담이 끝나고 정부는 “양국이 잠수함 공동 개발 등 방산 협력 가속화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당시 페루 대통령은 에이펙 정상회의 마지막 날 윤 전 대통령에게 페루 전통 양식으로 만든 의사봉을 건넸다. 이는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2024년도 에이펙 정상회의 의장 자격으로 주재한 마지막 의식이었다. 이듬해인 2025년은 한국이 의장국을 맡아 경주에서 에이펙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의사봉을 받아든 윤 전 대통령은 “에이펙 회원국 정상들 간의 만남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더욱 연결되고 혁신적이며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 다 그 이후 의회의 탄핵으로 물러나며 임기를 채우지 못했으니, 의사봉 전달 행사 의미가 크게 퇴색하고 말았다.
비록 양국 모두 정권 교체로 정상이 바뀌었으나 방산 협력은 계속되고 있어 참으로 고무적이다. 지난해 12월 초 페루 육군은 현대로템 등과 협업해 한국 육군의 K2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 장갑차 141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K2전차가 유럽을 넘어 중남미 지역에 최초로 진출하는 사례”라며 기쁨을 나타냈다. 연말에는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 및 국영 조선소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 개발’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또한 “한국 잠수함 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낭보”라는 평가를 들었다.
지난 6일 파울 두클라스 주한 페루 대사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기념관 운영 주체인 전쟁기념사업회 백승주 회장이 6·25 전쟁 당시 페루가 한국에 6만달러 상당의 군수 물자를 지원한 점을 거론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자 두클라스 대사는 “두 나라는 1963년 수교 후 63년간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며,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왔다”고 화답했다. 비록 페루는 6·25 참전 22개국의 일원은 아니지만, 조만간 방한할 페루 국회의원 대표단은 전쟁기념관에서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위한 헌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양국의 우정을 기리는 특별 전시회도 준비 중이라니, 정초부터 기대가 아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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