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6%만이 ‘적격’이라고 응답
사퇴 안 하면 靑이 지명 철회해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어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파행했다. 여야는 정면 충돌했고 의사진행 발언만 거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청문회를 열기로 한 만큼 후보자를 출석시켜 검증에 나서자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후보자 측이 요청된 자료의 상당 부분을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청문회를 열 수 없다고 맞섰다. 18년 만에 부활한 기획예산처의 수장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정쟁과 후보자의 비협조로 소득 없이 파행한 것은 적잖이 유감이다.
이번 청문회 파행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12월 28일 지명 이후 터져 나온 이 후보자 관련 의혹은 방대하고 심각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청문회 대상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라는 날 선 비판이 터져 나온 게 결코 과한 수사가 아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의혹을 소상히 해명하기는커녕 가장 기본적인 검증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산더미 같은 의혹을 어물쩍 넘어가려는 속셈이었을 것이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은 공직자의 도덕적 마지노선을 이미 넘었다. 아파트 부정 청약부터 보좌진에 대한 폭언·갑질, 영종도 땅 투기, 자녀 증여세 대납, 자녀 취업·입시 과정의 ‘아빠 찬스’, 자녀의 병역 특혜 의혹까지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여권 지지층 여론도 싸늘해질 정도다. 의혹 하나하나가 과거 같으면 후보자 낙마 사유가 될 정도로 중대 사안들이다. 이들 의혹이 쏟아진 것만으로도 이 후보자는 장관 자격이 없다고 하겠다.
파행으로 점철된 어제 청문회는 무의미하다. 국민 불신을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 청와대는 그간 이 후보자 의혹이 확산하자 “청문회를 통해 확인하자”는 궁색한 말로 일관해 왔다. 청와대와 이 후보자는 지난 9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 16%만이 이 후보자를 ‘적격’이라 답한 것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보수 진영 정치인을 등용한 이재명 대통령의 탕평 의지와 국민통합 의지는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탕평의 전제는 자질과 도덕성을 갖춘 후보자 발탁이다. 이 후보자는 자진사퇴하는 게 순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남편을 대신해 시댁의 가업인 정치를 물려받은 이 후보자의 남다른 권력 의지에 주목해 사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자가 끝까지 버틴다면 청와대가 결단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혹여라도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후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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