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몸싸움이 허용되는 아이스하키에서는 여기서 좀더 나가 빙판 위에서 주먹이 오가는 일도 종종 생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을 두고 이 빙판 위의 주먹질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려 눈길을 끈다. 한 명은 짐을 싸서 올림픽 무대에서 쫓겨났고, 다른 한 명은 에이스를 지켜낸 영웅 대접을 받는다.
프랑스아이스하키연맹은 수비수 피에르 크리농에게 이번 동계올림픽 잔여 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크리농은 지난 15일 캐나다전에서 3피리어드 막판 캐나다 선수인 톰 윌슨과 격렬한 주먹다짐을 벌였다. 크리농이 왼쪽 팔뚝으로 캐나다 에이스 네이선 매키넌의 턱을 가격하자 격분한 윌슨이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규정에 따라 두 선수는 즉각 경기에서 퇴장당했다. 이 경기에서 캐나다는 프랑스를 10-2로 완파하고 8강에 직행했다.
징계에 따라 크리농은 당장 17일 열리는 독일과의 단판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없으며, 프랑스가 8강에오르더라도 빙판을 밟을 수 없다. 프랑스아이스하키연맹 측은 “난투극 직후 그가 보인 행동은 우리의 가치에 위배된다”며 중징계한 것이다.
프랑스에서 크리농이 비난과 징계를 받는 것과 달리 캐나다에서 윌슨은 ‘최고의 경호원’이라며 찬사를 받는다. 매키넌을 노린 악의적인 반칙에 즉각 반응해 핵심 전력을 보호하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극명한 온도 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문화 때문이다. NHL에서는 상대가 우리 팀의 간판스타를 위협할 경우 팀 내 ‘터프가이’(인포서)가 즉각 응징하는 게 불문율이다. 그래서 윌슨의 주먹은 캐나다 팬들에게 ‘정당한 헌신’이다.
반면 유럽 하키계는 폭력에 훨씬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게다가 크리농은 부상을 유발할 수 있는 비신사적인 파울로 난투극의 일차적 원인을 제공했다.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패당한 상황에서 매너마저 패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프랑스 연맹이 선제적으로 강력한 징계를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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