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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포화에 깊어진 상흔… “러·우 전쟁, 2차 대전 후 최악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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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수정 :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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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맞은 러·우크라 전쟁

씨 마른 병력에 전선 교착
양국군 사상·실종 200만명 육박
러, 또 공습… 민간인 최소 3명 사망

출구 안 보이는 종전 협상
양측 영토 양보 없이 ‘버티기’ 일관
EU, 유럽 상호방위 조항 부활 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웃나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 수행을 선언하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4일(현지시간) 4주년을 맞았다. 개전 초기 핵심지 점령과 탈환을 거듭하며 치열하게 이어졌던 전쟁은 끝날 듯 끝나지 않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전 세계의 종전 노력이 이어졌지만 결실을 보지 못한 채 국제질서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주년을 앞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행진에서 한 여성이 전쟁을 멈추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주년을 앞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행진에서 한 여성이 전쟁을 멈추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만 4년을 채운 전쟁은 양측에 깊은 상흔을 남긴 상태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를 모두 합한 사상자는 지난달 기준 약 120만명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군도 약 60만명이 전쟁 중 사망하거나 부상 또는 실종됐다. CSIS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강대국도 이 정도의 사망자를 낸 적이 없다”며 이번 전쟁이 양국에 낸 타격이 절대적이라고 평가했다.

 

피해는 전쟁에 직접 나선 군인들만의 것이 아니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은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본토에서의 사망자 수는 1만5000명 이상, 부상자 수는 4만1000명 이상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가 군사시설 대신 우크라이나 후방 도심을 타깃으로 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작지 않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 건수는 2500명을 넘어서 2024년 대비 31%, 2023년 대비 70% 늘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쟁 4주년을 하루 앞둔 날에도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져 민간인 최소 3명이 숨졌다.

 

전선은 교착상태다. 이미 양 국가의 전장에서의 전쟁 수행 능력이 크게 훼손된 탓이다. CSIS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4년 1월 이후로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5%만 추가로 점령했다. 현재 국면으로는 한 국가가 상대를 완전히 제압해 전쟁을 조기에 끝낼 확률은 커 보이지 않는다.

 

2022년 11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에 다친 우크라이나 주민이 구급차에 누워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2년 11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격에 다친 우크라이나 주민이 구급차에 누워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3년 5월 17일(현지시간) 한 농부가 파괴된 러시아 전차가 널브러져 있는 자신의 밭에 해바라기를 심고 있다. AP연합뉴스
2023년 5월 17일(현지시간) 한 농부가 파괴된 러시아 전차가 널브러져 있는 자신의 밭에 해바라기를 심고 있다. AP연합뉴스
2024년 10월 4일(현지시간) 전사한 우크라이나 군인의 장례식에서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2024년 10월 4일(현지시간) 전사한 우크라이나 군인의 장례식에서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결국, 전쟁을 끝낼 방법은 협상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빛이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이후 지속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종전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협상은 영토 등 핵심 쟁점에 매여 교착상태다.

 

오히려 양 국가 지도자는 개전 4주기를 맞아 협상 대신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통해 전쟁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2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하고 효과적인 전략적 억제력과 세계 세력 균형을 확보하는 핵 3축의 발전은 여전히 절대적인 우선순위”라면서 “육군과 해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핵무기 보유국임을 강조하며 타협할 의사가 없음을 천명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같은 날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푸틴은 세계 3차대전을 이미 시작했다”면서 “푸틴을 물러서게 할 유일한 답은 군사적, 경제적 압박”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4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으로 얼굴 여러 군데에 상처를 입은 주민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5년 4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으로 얼굴 여러 군데에 상처를 입은 주민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양국이 ‘버티기’로 일관하는 동안 국제질서는 흐트러지고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굳건했던 대서양 동맹의 균열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 중요한 플레이어로 등판하면서 빠르게 진행 중이다. 평화를 중재한다면서 유럽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협상안을 내놓은 등의 모습이 유럽 국가들을 자극한 영향이다. 타국을 위해 희생하지 않겠다며 방위비 증액 등 자력 안보를 요구한 미국의 태도에 난감해하던 유럽은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력갱생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최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의 상호방위 조항을 되살릴 때가 왔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집단방위 5조와 비슷한 EU 조약 42조 7항을 거론하기도 했다. 향후 러·우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익숙했던 유럽과 글로벌 국제질서는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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