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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관계 개선” 특명 받고 워싱턴 가는 남아공 대사 [이 사람@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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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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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르트헤이트 겪은 구세대 정치인 메이어
2000년 정계 은퇴 후 26년 만에 공직 복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美·남아공 관계 ‘최악’
‘구원 투수’ 메이어 제 역할 할 것인지 관심

2025년 1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미국과 사이가 나빠진 국가는 한둘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나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미국의 백인 유권자들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남아공 정부가 소수 민족인 백인을 탄압한다”고 주장하며 주(駐)미국 남아공 대사를 내쫓았다. 1년 넘게 공석이던 주미 남아공 대사 자리가 최근 다시 채워지며 남아공과 미국의 관계에도 훈풍이 불 것인지에 눈길이 쏠린다.

 

1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73)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로엘프 메이어(78) 전 국방부 장관을 새 주미 대사로 임명했다. 미 수도 워싱턴의 남아공 대사 직위는 지난 2015년 3월 에브라힘 라술 대사가 미 국무부에 의해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돼 추방된 지 1년여 만이다. 당시 라술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폐기 움직임을 비판하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혐오하는 인종 공격”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1947년생인 메이어는 남아공의 흑백 인종 차별을 뜻하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시절을 겪은 구세대 정치인이다. 대학 및 대학원에서 법률을 전공하고 변호사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9년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만 해도 남아공은 인종 차별이 극심한 나라였고, 메이어는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적극 옹호하는 집권 여당 국민당 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1997년까지 하원의원을 지내며 그는 국방부 장관, 헌법부 장관 등 요직을 지냈다.

로엘프 메이어(78) 신임 주미 남아공 대사. 2025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남아공과 미국 관계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게티이미지
로엘프 메이어(78) 신임 주미 남아공 대사. 2025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남아공과 미국 관계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게티이미지

국제사회는 남아공을 상대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폐기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국민당 내에서도 비교적 온건한 성향이던 메이어는 인종 차별 폐지에 적극 동의했다.

 

1989년 국민당 소속으로 대통령이 된 프레데리크 데 클레르크(2021년 별세)는 취임 이듬해인 1990년 아파르트헤이트 폐기를 선언한 데 이어 흑인 민권 운동의 핵심인 넬슨 만델라(2013년 별세)도 전격 석방했다. 국민 다수인 흑인과 소수인 백인 간에 일종의 대타협이 이뤄진 가운데 1994년에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소속 만델라가 남아공 대통령에 올랐다.

 

메이어는 만델라 정부에서도 장관을 맡는 등 흑인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에 그의 옛 소속 정당인 국민당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메이어는 잠시 하원을 떠났다가 1999년 복귀해 2000년까지 의원으로 일했으나 결국 정계에서 은퇴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최근까지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둔 채 기업인 및 국제 평화 운동가로 활동해왔다.

젊은 시절의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왼쪽)과 로엘프 메이어 주미 남아공 대사. 인종을 뛰어넘어 절친한 사이인 두 사람은 1990년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 차별) 폐지 후 남아공의 새로운 미래 설계를 위해 의기투합한 이력이 있다. SNS 캡처
젊은 시절의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왼쪽)과 로엘프 메이어 주미 남아공 대사. 인종을 뛰어넘어 절친한 사이인 두 사람은 1990년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 차별) 폐지 후 남아공의 새로운 미래 설계를 위해 의기투합한 이력이 있다. SNS 캡처

무려 26년 만에 주미 대사로 공직에 돌아온 메이어를 두고 남아공 국내 여론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아파르트헤이트 시대를 겪은 보수 정치인이자 백인 지도자인 메이어를 트럼프 행정부가 홀대하진 못할 것이라며 장차 미·남아공 관계 개선을 기대한다. 반면 78세의 고령인 메이어가 과연 워싱턴에서 살인적 수준의 외교 업무 및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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