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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점점 커지는 AI 기업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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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형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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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에 단순 자문 역할 넘어
직접 정책 협상하고 선거 개입
전쟁 수행의 핵심 기능 분담도
한국도 영향권 노출될 수 있어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미 백악관과 신규 AI 모델 ‘미소스 프리뷰’(미소스)를 연방 정부 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백악관과 적극 협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 기업은 최근 미 국방 당국이 자사 AI 기술을 군사적 목적으로 제한 없이 사용하는 데 반대하면서 당국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AI 기술의 통제권을 정부가 갖느냐, 기업이 갖느냐의 논쟁이 워싱턴에서 직접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이었다. 미 국방부(전쟁부)는 이 회사를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고 군 관련 계약업체들이 해당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보복 조치에 나섰는데, 이 와중에 백악관은 앤트로픽과 신규 계약을 추진하려 하는 것이다.

홍주형 워싱턴 특파원
홍주형 워싱턴 특파원

재무부와 에너지부 등 여러 연방 기관은 미소스를 통해 전력망과 금융 시스템 등 해당 부처가 관할하는 핵심 인프라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백악관에 미소스를 도입해도 되느냐는 각 연방 기관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결국 앤트로픽의 기술력 때문에 미 연방 정부가 이 회사와의 계약을 계속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AI 기술과 이를 가진 기술기업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다.

기술을 정부에 제공하는 것을 넘어, AI 기업이 전쟁 수행의 핵심 기능을 사실상 분담한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팔란티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방대한 전장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표적 식별과 작전 판단을 지원하고, 군의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통적으로 국가가 독점해 온 정보 판단과 작전 지원 영역에 민간 기업이 구조적으로 편입된 것으로, 전쟁 수행의 일부 기능이 사실상 외주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핵심적 의사결정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과거 용병 단체의 전쟁 참여보다 훨씬 더 나아간 형태다.

AI 기업은 미 중간선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앤트로픽은 기부자를 공개하지 않는 비영리 단체인 ‘퍼블릭퍼스트액션’(Public First Action)에 2000만달러(약 293억원)를 기부했다. 이 퍼블릭퍼스트액션은 친규제 정치인에게 투자할 예정인데, 앤트로픽은 공공연하게 오픈AI 등이 투자하는 슈퍼팩(정치모금단체)인 ‘리딩더퓨처’에 맞서기 위한 행보임을 밝혔다.

리딩더퓨처는 반규제를 표방한다. AI의 윤리적 이용에 초점을 두는 앤트로픽과 반규제에 초점을 두는 오픈AI 등의 AI 기업들이 정치자금으로 팽팽히 맞붙은 것이다. AI 기업이 자신들이 원하는 정치 환경을 위해 정치영역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들이 한목소리가 아니라는 점도 시사한다.

워싱턴에서 AI 기업을 바라보면, 이들이 점점 정책 대상에서 설계자, 혹은 공동 설계자의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은 정부를 자문하는 역할을 넘어 정부와 직접 정책을 협상하고, 정치자금 지원을 통해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다른 산업 영역에서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지만, AI 기업의 경우 범위와 속도가 이들을 뛰어넘는다. 그만큼 AI 기술의 파급력이 크고,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AI 기술이 산업의 전반에 적용되고 더 광범위해질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할 것이다.

AI 분야에서 후발 주자인 한국은 AI 기업이 새로운 형태의 힘을 갖게 되면서 생기는 이 같은 새로운 사회 현상에는 아직 덜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AI 기술을 확보하고 선진국 기술 수준에 근접할 것인지, 기술에서 앞선 미국 기업과의 AI 기술 협력은 어떻게 이룰 것인지 등이 현실적으로 현재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AI 기업의 영향력은 국경을 넘어 한국에도 곧 도달할 것이다. AI 기술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구글이 한국에 오랜 시간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AI 기술 발전과 기업의 영향력 확대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한국이 이 영향권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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