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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을 조선으로 호칭은 ‘상호 존중’”… 통일 부정 동조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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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채원·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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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공론화 특별학술회 후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호
韓선 북한으로 호명해 괴리 커
현실 기반 새 관계 틀 모색 필요”

‘적대적 두 국가’ 기조 호응 우려
국민 정서적 괴리 등 여론 부담
국힘 “정동영 경질 사유 더 늘어”

통일부가 북한을 ‘조선’으로 호칭하는 문제를 공론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남북 관계 설정을 둘러싼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호칭 문제는 표현을 넘어 상대 체제에 대한 인식과 관계 설정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남북 관계 재정립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 남북을 ‘한국·조선 관계’로 표현해 국호 호명 문제를 공개 제기하며 논의에 불을 붙였다. 통일부는 지난 28일 북한이 우리를 ‘한국’, ‘대한민국’으로 부르는 것처럼 우리 역시 북한을 ‘조선’으로 부를지 여부를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 뉴스1

◆“상호 존중 의지 보일 수 있어”

 

29일 통일부 후원, 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특별학술회는 북한 공식 국호 사용을 공론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첫 발표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이날 학술회에서 현시점에서 ‘북한’ 호명은 국제적 기준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이후 전 세계와 국제기구는 북한의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김 교수는 “한국이 북한을 ‘조선’으로 공식 호명하기 시작하는 것은 ‘우리는 당신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상호 존중 메시지, ‘현실에 기반한 새로운 관계의 틀을 모색하고자 한다’는 관계 재설정 의지, ‘호명의 비대칭성을 우리가 먼저 해소하고자 한다’는 선제적 신뢰 구축 세 가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조선’ 호명이 곧 ‘국가 승인’은 아니라는 점에서 헌법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북한 지역을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3조)하고, 평화적 통일을 명시(4조)한 헌법 조항은 조선 국호 사용의 핵심 반대 논리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국제법상 ‘정식 국호 사용’이 국가 승인 또는 외교관계 수립과 자동 연결되지 않는다”며 “국호 사용은 ‘승인’과 구별되는, 표기·식별·문서기술 문제로 정리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헌법과 충돌·‘두 국가론’ 동조 비판도

 

‘조선’ 호명은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반대론과 함께 여론의 부담이 존재한다. 법적·정치적 해석이 호명 전환의 당위성을 시사하더라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둘러싼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언어적으로 호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북한은 이미 남한을 ‘대한민국’ 또는 ‘한국’이라는 공식 국호로 부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을 사용할 경우 북한의 ‘별개 국가’ 프레임과 통일 부정 담론에 일정 부분 동조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북한이 ‘조선’이라는 국호로 체제 정통성을 강조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이날 학술회의에는 북한을 ‘조선’으로 호칭하는 것에 반대하는 발표자는 없었다. 균형잡힌 ‘사회적 논의’라기보다는 ‘조선’ 호칭에 긍정적인 통일부 입장을 뒷받침하는 의견만 공표됐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발표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 등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던 걸로 안다”며 “공론장에서 소통하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관 경질 사유” VS “평화공존 정책”

 

국민의힘은 통일부의 ‘조선’ 호명 공론화를 문제 삼으며 정 장관 경질을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겠다는 건 북한식 ‘두 국가론’에 따라 별도의 동등한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뜻”이라며 “정 장관을 경질해야 할 사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지난 24일 당론으로 제출한 정 장관 해임건의안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정 장관은 이날 통일부 제3기 2030 청년자문단 발대식 후 기자들과 만나 송 원내대표의 지적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과반이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공감했다”며 “평화가 우리 삶에 직결된다는 걸 국민들은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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