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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종교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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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단체 해산법’은 헌법 원칙 근본적 훼손
각계 머리 맞대 ‘한국형 정교분리법’ 만들길

국가가 특정 종교단체를 강제로 해산할 수 있는가. 보다 정확하게는 정부가 종교단체를 해산할 수 있는가. 최근 최혁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 이른바 ‘종교단체 해산법’은 공익법인의 투명성과 공익성 강화를 명분으로 하지만, 그 이면에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독소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먼저 이 법안의 명칭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종교단체 해산법’이 아닌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다. 통상적인 입법 과정에서 핵심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과 달리, 일반 비영리 법인에 관한 규정 속에 종교 법인 관련 내용을 배치해 두었다. 이는 입법의 투명성 측면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비영리 법인 일반에 대한 해산 규정은 이미 현행법 체계 내에서도 충분히 작동함에도 굳이 ‘정교분리 위반’이라는 모호한 잣대를 종교 법인에만 적용하려는 의도는 입법의 정직성 측면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나정원 강원대 명예교수 종교정치학
나정원 강원대 명예교수 종교정치학

법안의 가장 큰 결함은 해산 사유의 극심한 불명확성이다. 개정안은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 주무관청이 해산을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모호성은 법치주의의 대원칙인 ‘명확성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어떤 행위가 해산이라는 극단적인 징벌에 해당하는지 국민이 예측할 수 없다면, 그 법은 법이 아니라 정권의 자의적인 도구가 된다. 또한 법안은 ‘정교분리 원칙 위반’을 해산 사유로 명시했다. 하지만 우리 헌법 제20조가 규정하는 정교분리의 핵심은 국가 권력이 종교의 영역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는 ‘방어권적 권리’다. 즉, 국가가 종교를 통제하거나 특정 종교에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국가에 대한 금지 명령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이 원칙을 역이용하여 종교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거나 사회적 비판에 나설 때 국가가 이를 심판하고 해산시키는 근거로 삼고 있다. 종교인이 시민으로서 참정권을 행사하거나 설교를 통해 현실 문제를 언급하는 행위조차 행정기관의 판단에 따라 ‘정교분리 위반’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두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동시에 부정하는 초법적 발상이다.

법안이 부여하는 행정조사권 역시 심각한 위헌 소지를 안고 있다. 주무 관청은 자료 제출 요구, 출석 진술, 사무소 출입 등을 영장 없이 강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법안 내부에는 ‘범죄 수사를 위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를 삽입해 책임을 회피하려 하지만, 실질적으로 단체를 해산시키고 재산을 몰수하는 일련의 과정이 형사 수사와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 강제적인 행정조사가 영장주의라는 헌법적 보호 장치 없이 이루어질 때, 종교단체는 행정 권력 앞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된다. 이는 사실상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단 이전에 특정 단체의 운명을 결정짓는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역사적으로 국가가 종교단체를 해산이나 탄압한 로마 황제의 박해 칙령, 조선 후기의 윤음(綸音), 일제강점기의 치안유지법 등은 언제나 ‘공공의 질서’와 ‘국가의 안녕’을 명분으로 삼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종교단체를 직접 해산하는 법안은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종교 자유의 후진국으로 전락하며, 이는 정권의 성패를 떠나 국가적 차원의 심각한 후과로 이어진다.

이 법안의 폐기 방법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발의한 의원 자신이 법안을 철회하는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이다. 대체 법안을 제출하여 병합 심사를 유도할 수도 있다. 심사 지연이나 회피는 간접적이다. 상임위를 통과하면 본회의 결의, 대통령 재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 번째는 상임위, 본회의, 대통령 재가 등 단계마다 국민과 범종교계의 저항권 행사이다. 저항권은 최후의 수단이며 본능의 표현이다.

동시에 종교계 내부의 뼈아픈 성찰도 뒤따라야 한다. 종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거나, 특정 권력과 밀착하여 본연의 순수성을 잃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사회적 신뢰를 잃은 종교는 외부의 부당한 압박에 맞설 도덕적 동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럽연합이나 미국의 정교분리법의 사례를 적극 참고하여, 문체부, 종교계, 학계가 머리를 맞대어 한국형 정교분리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을 보다 세밀하게 구체화하는 법안을 만들어 정부와 종교 간 상호 보완의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나정원 강원대 명예교수 종교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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