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트럼프는 치매인가? 전 세계 흔드는 정신건강 논쟁 [뉴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수정 :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욕설과 위협에 의존…현실과 허구 구분 못해
스스로 신격화 “이성 상실에 대한 방어기제”
“네타냐후, 트럼프 인지저하 전쟁에 악용했나”
백악관 “대통령은 슈퍼휴먼” 건강상태 옹호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놈들아. 안 그러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 두고 봐!"

 

지난달 5일(현지시간) 오전 8시가 막 지난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리고 메시지 끝에 이렇게 덧붙였다. “알라를 찬양하라.” 이날은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이틀 뒤인 7일 새벽에는 이란을 향해 “오늘 밤 하나의 문명이 통째로 사라질 것이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큰 반발을 불렀다. 민주당 의원들만 분노한 게 아니었다. 트럼프의 오랜 동지였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CNN에서 “이건 강경 발언이 아니다, 정신 이상(insanity)이다”라고 밝혔다. 한때 트럼프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로 꼽혔던 극우 논객 캔디스 오웬스는 “학살을 부추기는 광인”이라 했고, MAGA 운동의 대표적 나팔수였던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조차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금 전례 없는 질문 앞에 서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미국 대통령의 정신 상태는 과연 온전한가?

 

◆“2019년부터 치매” 다수 전문가 분석

 

존스홉킨스대학교 의대 등에서 35년간 임상심리학을 가르친 존 가트너는 트럼프가 2019년부터 전두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FTD)의 징후를 보여왔다고 주장한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손상이 초기에 나타나는 알츠하이머와 달리, FTD는 계획 수립, 합리적 판단, 충동 억제를 담당하는 전두엽과 측두엽이 먼저 손상된다.

 

가트너는 부활절 아침의 욕설 게시물이 바로 그 증거라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을 겁주고 폭발시키는 것에서 가학적 쾌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 붕괴 증상도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미사일(missiles)을 미시즈(mishiz)로, 상황의 기원(origins)을 상황의 오렌지(oranges)라고 말하고, 단어를 완성하지 못해 문장 중간에 멈추기도 했다. 가트너는 이것이 뇌 손상의 전형적 증상인 ‘음소 착어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우려는 소수의 일방적 주장이 아니다. 신경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프랭크 조지 박사는 지난 3월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 영문판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맥락 없는 연상’이 FTD 증상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뉴저지주 유세에서 이민자 문제를 이야기하다 갑자기 “영화 ‘양들의 침묵’ 보신 분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고(故) 한니발 렉터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조지 박사는 픽션 속 연쇄살인마인 한니발을 실존 인물로 기억하며 추모하는 것은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는 혼화증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세계정신건강연합은 2024년 대선 국면 중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후보가 심각한 인지 저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트럼프 당시 후보가 집회 중 갑자기 “음악을 듣자”며 무대 위에서 약 40분간 혼자 음악을 들으며 몸을 흘들었던 사례 등을 들었다.

 

세계정신건강연합 회장인 밴디 리 전 예일대 교수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AI 이미지로 자신을 예수로 묘사한 것에 대해 “급성 심리적 위기”라고 진단하며 “심각한 환자들이 스스로를 전능한 신으로 여기려 하는 것은, 자신이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고통스러운 감각에 맞서는 방어기제”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가까이서 지켜본 인사들도 그의 정신건강에 문제를 제기한다. 트럼프 1기 백악관 특별고문을 지낸 타이 코브 변호사는 지난달 17일 피플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그는 어휘가 줄었고, 욕설과 위협에 의존하며, 완전히 충동적이 됐다”면서 “내가 그곳에 있을 때는 켈리 장군, 매티스 장군, 헤일리 같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선을 넘으려 할 때 설득해서 막았다. 지금의 백악관에는 그런 가드레일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약성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공격 결정 과정에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심했다.

 

◆"국가 비상사태" 전문가들 공개 경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문제를 둘러싼 우려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추측에만 머무르지 않고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지난달 10일 백악관 주치의 숀 바르바벨라 대령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이상 행동을 지적하며 “일반적인 정치의 범주를 벗어나 심각한 의학적 문제의 영역에 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인지·신경학적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의회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며칠 뒤에는 밴디 리 교수와 제임스 길리건 뉴욕대 임상정신의학 교수, 프루던스 구어전 미국정신분석학회 전 회장, 제임스 메리캉가스 조지워싱턴대 정신의학 교수가 의회 지도부에 직접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수십 차례 독립적으로 평가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크 트라이어드’(자기애적 성격,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시) 성향이 일관되게 관찰돼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 문명을 파괴하겠다는 위협은 “임계점을 넘었다”면서, 현 상황을 “헌법적 비상사태”라고 명명하고, 수정헌법 25조 4항(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 시 권한 이양 절차를 규정한 조항)에 따른 긴급 협의를 촉구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직접 진찰하지 않은 공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전문적 의견을 밝히는 것을 비윤리적으로 규정한 미국정신의학회의 ‘골드워터 룰’을 들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백악관, “누구보다 건강하다” 반박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주치의 숀 바르바벨라 대령은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연례 신체검사 결과 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고, 인지기능 검사인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에서도 30점 만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흉부 CT, 심전도(EKG), 심초음파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해 10월 별도 건강평가를 진행한 결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혈관 연령이 본인의 실제 나이보다 14세 젊은 65세 수준으로 평가됐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을 옹호하는 주변 인사들의 발언도 계속된다. 지난 1월 뉴욕 매거진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기자에게 “기사 제목을 ‘슈퍼휴먼 대통령’으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백악관 의료팀에서 근무한 의사 보조 제임스 존스는 “오바마와 트럼프 중 누가 더 건강하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답했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전용기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낮잠을 자지 않아, 자신은 담요를 뒤집어쓰고 숨어 잠을 잔다고 말했다.

 

트럼프 본인도 인지 저하설을 적극 부인해 왔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인지검사를 100% 만점으로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0월 월터리드에서 받은 검사가 MRI가 아니라 심장과 복부에 대한 CT였으며, 결과는 정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검사를 받은 사실이 오히려 비판자들에게 “약간의 공격거리를 줬다”고 말했다.

 

밴디 리 박사는 최근 스페인 일간지 라 방가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를 일곱 번 파괴하고도 남을 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며 그의 정신건강이 글로벌 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신건강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통찰력, 즉, 자신에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채는 능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빠져 있는 정신병적 소용돌이가 깊어질수록, 그는 자신이 아무 잘못도 하지 않는다고 더욱 강하게 부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4일 만 80세가 된다.


오피니언

포토

예정화 청청패션…남편 마동석 '좋아요'
  • 예정화 청청패션…남편 마동석 '좋아요'
  • [포토] 김태리 '완벽한 미모'
  • 김연아 이젠 단발 여왕…분위기 확 달라졌네
  • 이주빈 '청순 대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