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취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3연임을 금지한 당시 러시아 헌법에 따라 푸틴은 2008년 일단 물러났다. 핵심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푸틴 대신 대선에 출마해 당선되고 대통령을 지내는 동안 그는 총리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2012년 메드베데프에게 4년간 ‘맡긴’ 대통령직을 도로 찾자마자 헌법부터 싹 고치고 장기 집권에 돌입했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푸틴에게 권력을 헌납한 메드베데프는 총리, 이어서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되는 것으로 보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대통령은 두 번만 할 수 있다. 앞서 45대 대통령(2017∼2021)을 지낸 도널드 트럼프는 현 47대 대통령이 마지막이다. 미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달리 방도가 없다. 그런데 트럼프는 2025년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직후부터 여러 차례 ‘3선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인들 사이에 트럼프가 2028년 대선에 출마할지 말지를 놓고 내기가 벌어질 정도였다. 물론 전문가들 중에는 “오는 2029년 1월 퇴임을 앞둔 트럼프가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피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이도 있었다.
외신에 따르면 누군가 트럼프를 위해 이런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한다. ‘일단 핵심 측근을 러닝메이트로 삼는다. 그리고 2028년 대선에 트럼프는 부통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다. 측근이 대통령 취임 직후 하야하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트럼프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해당 시나리오에 대해서 “너무 귀엽다(too cute)”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곧바로 “옳지 않은 일”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와 푸틴은 여러 모로 닮은 점이 많다는 얘기를 듣지만, 그래도 트럼프는 푸틴과 같은 독재자들과 결이 다른 듯하다.
트럼프가 1일 연설 도중 미군이 이란에서 조기에 철수할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그렇게(조기 철수) 해서 3년 뒤에 문제가 발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뒤’란 2029년으로 트럼프의 47대 대통령 임기는 그해 1월 끝난다. 앞서 그는 달 탐사를 마치고 무사히 귀환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II(2호)’ 승무원들과 만난 자리에선 “2029년 초 내가 백악관을 떠나기 전 나사가 우주인들을 달 표면에 착륙시킬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이쯤 되면 2028년 대선에 재출마해 3선을 달성하려는 생각은 진작 접은 듯하다.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옛말처럼 앞으로 3년간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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