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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 들어가는 주식 살 걸 그랬나... 폭주하는 LG그룹 시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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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진욱 기자 halfn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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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반도체 기판 기대감 솔솔
LG전자, LG이노텍, LG CNS 줄줄이 상한가

그룹 주력인 가전과 석유화학의 부진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던 LG그룹이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피지컬 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증권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 중 하나로 떠올랐다. LG전자와 LG이노텍을 비롯, LG CNS, LG디스플레이 그리고 지주사인 ㈜LG까지 폭발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래 산업’이 없다며 시장에서 박한 평가를 받았던 LG그룹이 로봇과 AI 양 날개를 앞세워 반전의 드라마를 써내고 있다.

 

29일 LG그룹 주요 회사들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LG이노텍(28.57%), LG CNS(29.91%), LG전자(29.93%)는 상한가를 기록, 천장 없이 질주하는 위력을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11.58%), ㈜LG(26.60%)도 나란히 오르며 힘을 보탰다.

LG CNS가 덱스메이트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트레이닝 시키는 모습. LG CNS 제공
LG CNS가 덱스메이트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트레이닝 시키는 모습. LG CNS 제공

비단 29일뿐만 아니다. 5월 들어 LG그룹 주가가 일제히 치솟고 있다. 일례로 LG이노텍의 경우 4월 2~30만원대에서 머무르던 주가가 순식간에 뛰어 오르며 29일 종가기준 145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3개월간 주가 상승률이 411.58%에 달한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화학의 시가총액까지 제치기도 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중복 상장 이슈로 인해 투자자들로부터 불만이 강했고 가전과 석유화학의 동반 부진으로 미래 먹거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L자 들어가는 주식은 사지 말라’는 말까지 돌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피지컬AI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LG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가전과 배터리 사업에서 축적해온 기술력과, LG AI연구원을 통해 확보한 독보적인 AI 역량 덕분에 ‘로봇 최적화’ 기업이란 평가가 쏟아진 것이다.

 

◆구광모의 ‘로봇 드라이브’에 주목하는 시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피지컬 AI’를 회사의 주요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이후, LG계열사들은 각자의 강점을 살려 로봇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 시장의 자금이 LG그룹에 몰려가며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60년간 가전 사업에서 쌓아온 모터 노하우를 집약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구동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센서 등을 결합한 구동 장치로 로봇의 손가락과 팔다리 등 관절을 정확하게 움직이게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아비나브 굽타 스킬드AI 공동 창업자와 휴머노이드 시연을 살펴보는 모습. LG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아비나브 굽타 스킬드AI 공동 창업자와 휴머노이드 시연을 살펴보는 모습. LG 제공

LG전자는 기존 산업용·상업용 로봇 사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전 사업의 최종지향점인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 구현을 위한 홈로봇 기술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가 갖춘 홈로봇 관련 장점으로는 ▲약 70년간 가전사업을 운영하며 쌓은 ‘생활 데이터’ ▲산업용·상업용 로봇 전문 자회사를 통해 축적한 로봇 기술력 ▲엔비디아·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꼽힌다. LG전자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집 안 상황을 완벽히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공간 지휘자’ 역할을 하는 홈로봇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5월 로보틱스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LG이노텍의 광학 센싱 기술력이 파트너십 성사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협약에 따라 양사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LG이노텍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차세대 모델에 장착될 ‘비전 센싱 모듈’을,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비전 센싱 모듈’에서 인식된 시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이에 더불어 업계에서는 곡면 구현이 가능한 LG디스플레이의 P-OLED(플라스틱 OLED)가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에 최적이라 평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했다. 로봇은 고효율과 높은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가 필요한 만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를 포함해 6개 이상의 글로벌 로봇 업체와 제품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ES 2026에서 주목받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LG CNS는 제조·물류·유통 등 수많은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봇이 현장의 언어와 규칙을 이해하는 '산업 지능'을 갖추도록 훈련시키며 피지컬AI 상용화를 이끌고 있다. 산업 현장 투입을 위한 핵심은 단순 동작 구현을 넘어선 정밀한 '훈련 체계'다. LG CNS는 미국·중국 로봇 기업들과 다수의 개념검증(PoC)을 통해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HD현대로보틱스와는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과 물류 자동화 기술 개발 협약을 맺고 조선소 품질 검사 휴머노이드 실증을 진행 중이다.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은 피지컬AI 실현의 핵심 기술이다. LG CNS는 지난해 6월 미국 RFM 전문기업 '스킬드(Skild) AI'에 투자·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산업 현장의 행동 데이터를 RFM 학습에 반영해 맞춤형 로봇을 구현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양팔 제어 특화 RFM 기업 '컨피그(Config)'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도 했다. 구광모 회장도 이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킬드AI를 방문해 디팍 파탁과 아비나브 굽타 공동 창업자를 만나고 피지컬AI 생태계가 산업 현장에 미칠 파급력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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