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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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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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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며 물리학의 역사를 바꿨다. 이 이론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간의 관념을 뒤흔들었고, 훗날 블랙홀이라는 존재를 이해하는 토대가 됐다. 블랙홀은 엄청난 중력으로 주변의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존재다. 한번 빨려 들면 빛조차도 빠져나오기 어렵다.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다.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등장하면 시장 자금이 한 곳으로 집중되면서 기존 종목과 업종에서 자금 이탈이 발생한다. 투자자들은 신규 상장 종목에 참여하기 위해 기존 보유 주식을 매도하고 현금을 확보한다. 그 결과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재배분되며 변동성이 커진다. 과거 메타(옛 페이스북)와 알리바바 상장 당시에도 경쟁 종목이 단기간에 팔려나가며 주가가 밀렸고, 이후 몇 주간 조정을 겪은 바 있다. IPO 자체가 기업의 가치만 평가받는 이벤트가 아니라 시장 자금의 이동을 유발하는 사건임을 보여준 사례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오는 1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 중 하나인 나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최대 2조달러로 평가하며, 공모 규모 역사상 최대인 750억~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최대 IPO로 기록된 사우디 아람코(294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실화한다면 투자 자금을 단숨에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늘어난 배경을 두고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포트폴리오 조정을 거론하는 이가 작지 않다. 스페이스X를 신호탄으로 하반기에는 오픈 AI·앤트로픽 등 초대형 비상장 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등판한다. 이 세 기업이 조달하려는 자금만 약 2000억달러, 합산가치는 4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IPO 슈퍼 사이클’이라 부른다. 향후 글로벌 증시의 자금 흐름과 투자 지형을 바꾸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개인의 기대와 우려도 극에 달할 전망이다. 블랙홀이 주변 천체의 궤도를 바꾸듯, 우리 증시 역시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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