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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침해 규명 외면… “국민에 대한 집단 항명” 거센 질타 [선관위 국조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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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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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선관위 집중포화

“불출석 위원들 전부 비상근” 지적
1억대 쪼개기 수의계약 의혹 추궁
노 전 위원장 “세밀히 못 챙겨 송구”
위 대행, 사퇴 촉구에 “무책임” 일축
“위원장 상근화해야” 주장하기도

선관위, 투표지 부족 인지 시점 정정
추가 교부 투표소 수도 차이 보여
‘인쇄 축소 결정’ 작년 회의록 제출

23일 본격 활동에 돌입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는 첫 기관 보고부터 무더기 증인 불출석과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관리·사후대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국민 참정권 침해 논란을 초래한 선관위가 국회 진상규명 절차에도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며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특히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첫 인지 시점을 기존 오전 11시58분에서 오전 11시34분으로 정정 보고하면서, 사태 파악과 보고 체계 전반의 신뢰성 논란도 커졌다.

질의 듣는 전현직 선관위 관계자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전현직 선관위 관계자들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강동완 사무총장 직무대리,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 노 전 선관위원장, 허철훈 전 사무총장. 허정호 선임기자
질의 듣는 전현직 선관위 관계자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전현직 선관위 관계자들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강동완 사무총장 직무대리,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 노 전 선관위원장, 허철훈 전 사무총장. 허정호 선임기자

◆불참 후 속속 출석… “집단항명”

 

이날 국조특위 회의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제외한 각급 선관위 비상임위원 16명(시·구 선관위원장 포함) 전원이 오전 회의에 불출석했다.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7명 중 조병현·박순영·남래진·김대웅·윤광일 위원은 여야의 질타가 이어진 뒤 오후 회의에 출석했다. 비상임위원 중 조성대 위원은 건강상 이유로, 전현정 위원은 개인 사정을 들어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중앙선관위 직원들은 계장·과장급을 포함해 출석 요구를 받은 17명 전원이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서울시선관위의 오민석 전 위원장, 송파구선관위의 민소영 전 위원장도 오후에야 출석했다.

 

여야는 무더기 불출석 사태를 놓고 입을 모아 선관위를 질타했다.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출석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전부 다 비상근 위원”이라며 “불출석 사유를 정확하게 제시하지도 못했다. 자기네들끼리 짬짜미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투표용지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침해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윤상현 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투표용지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침해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도 “일정이 촉박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중대한 사안에 반드시 나오셨어야 한다”며 “내 일이 아니고, 내 책임이 아니고, 나는 그냥 회의만 한번 가면 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도 “국민에 대한 집단항명”이라며 “불출석 증인 중 자진 출석 의사가 있었는데 누군가의 의사로 인해서 불출석했다면 출석을 방해한 것으로 간주하고 특위 명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분은 대통령의 밥 친구인 위 상임위원”이라며 위 직무대행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위 직무대행은 “(사퇴는) 무책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정 보고에 ‘쪼개기 수의계약’ 의혹까지

 

중앙선관위는 이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최초로 인지한 시점을 당초 파악보다 앞당겨 정정 보고하기도 했다.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송파구선관위는 오전 11시34분 잠실4동으로부터 투표용지 잔여 수량 부족 우려를 보고받으면서 최초 인지했다”라며 “당초 단체대화방 기록을 토대로 11시58분 인지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보고 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최초 인지 시점이 11시34분인 것으로 확인해 변경 보고드린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또 이날 투표용지를 추가로 교부받은 투표소가 지난 18일 기준 141곳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또한 앞서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했던 140곳과 차이가 있다.

 

이에 김은혜 의원은 “엉망진창”이라며 “진상규명위가 선관위 사태를 축소해 발표했든지, 아니면 선관위가 진상규명위에 사태를 축소해 보고했든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관위의 이른바 ‘쪼개기 수의계약’ 의혹도 집중 추궁을 받았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전남 나주의 한 인쇄업체가 선관위와 총 1억800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여러 건으로 나눠 체결한 사례를 언급하며 노 위원장의 관리·감독 책임을 추궁했다. 주 의원은 “임기가 6년인데 그동안 연구만 하고, 실제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전혀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감독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노 전 위원장은 “그런 부분까지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과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과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

위 직무대행은 “(중앙선관위가) 사무 집행에 관해선 실력도, 의지도, 법적 권한도 부족했던 게 아닌가 한다”라며 “위원장을 상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원의 선관위 감사가 위헌으로 결정된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 발언에 “그 부분은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했다.

 

선관위는 이날 투표용지 인쇄 축소 결정이 이뤄진 지난해 11월24일 회의록도 국회에 제출했다. 비공개 원칙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던 자료다. 노 전 위원장을 포함해 8명의 위원이 참석한 당시 회의에서는 지방선거의 경우 60%에서 50%로 투표용지 인쇄 매수 비율을 축소하는 내용의 ‘공직선거관리규칙 등 개정사항 검토안’이 안건으로 올라왔지만, 당시 회의에선 해당 안건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 윤건영 의원은 노 전 위원장에게 “보고받았던 내용이 기억나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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