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TAR 프로젝트’ 4년의 결실
혁신기업 434곳 육성… 2160억 투자유치
TIPS 선정 80건·신규 고용 1300명 성과
CES·비바테크 참가… 글로벌 경쟁력 입증
기업문제 함께 고민하는 ‘동행 행정’
매월 전략회의 열어 판로·규제 애로 해결
민간투자사 11곳 손잡고 네트워크 구축
8월 충남도·아산시와 추진체계 출범도
대한민국 대표 제조업 도시인 충남 천안이 혁신기술 창업을 더하며 도시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공장 유치를 넘어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술혁신 창업도시를 향한 도전이다. 그 중심에는 기업의 문제를 행정이 함께 해결하고 산업현장과 대학, 연구기관, 민간투자사를 하나로 잇는 천안형 창업생태계가 자리하고 있다.
16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가 그리고 있는 창업도시는 단순히 창업기업 숫자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다. 지역의 산업현장은 스타트업의 기술을 시험하는 실증 무대가 되고 대학과 연구기관은 기술과 인재를 공급한다. 창업지원기관과 민간투자사는 사업화와 투자를 지원하고, 행정은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며 창업생태계를 잇는 연결자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생태계를 움직이는 중심축이 바로 천안형 스타트업 육성 모델인 ‘C-STAR(시스타) 프로젝트’다. 창업기업을 선발해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실증(PoC)부터 투자유치, 판로개척, 지역 정착, 글로벌 진출까지 기업의 성장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천안시는 이러한 성장모델을 바탕으로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도시 조성 공모에도 도전한다. 제조업 경쟁력과 혁신기술 창업을 결합한 천안형 모델을 국가 대표 창업도시로 발전시켜 스타트업이 태어나고 머물며 세계시장으로 도약하는 혁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제조업 기반에 혁신기술창업을 더하다
천안 창업정책의 강점은 제조업 기반에 혁신기술을 더했다는 점이다. 천안은 수도권과 인접한 교통망과 풍부한 산업단지, 대기업·중견기업, 대학과 연구기관 등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천안시는 이 같은 자원을 하나로 연결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미래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분야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시는 2022년부터 추진한 C-STAR 프로젝트를 통해 최근 4년 동안 스타트업 434개사를 발굴·육성했고 216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같은 기간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선정 80건, 신규 고용 1300여명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여기에 민간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털(VC)이 참여하는 투자협의체를 구성하고 예비유니콘 기업까지 배출하면서 비수도권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보기 드문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안지역 스타트업들의 경쟁력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천안시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 지역 혁신기업 10개사의 참가를 지원했다. AI와 스마트 제조,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선보인 기업들은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고 총 8건의 투자·구매 협약과 6427만달러(약 96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성사시켰다. 일부 기업은 CES 혁신상을 수상하고 해외 기관 표창과 기술협력 협약 체결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2026’에는 C-STAR 기업 7개사가 참가해 투자자와 글로벌 기업에 기술력을 선보였다. 그 결과 투자·구매 상담 305건, 업무협약(MOU) 4건, 155억원 규모의 투자 및 사업화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기업의 당면 문제를 행정이 함께 해결한다
천안시 창업정책의 진짜 경쟁력은 지원보다 해결에 있다. 창업기업이 지원사업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겪는 문제를 행정이 함께 해결하는 ‘동행형 행정’으로 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술실증(PoC) 지원사업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실증 기회가 부족한 스타트업에 산업현장과 공공부문을 실증 무대로 제공한다. 기업은 기술 검증을 통해 투자유치와 매출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행정은 혁신기술을 공공서비스에 적용할 기회를 얻는다. 공공구매와 연계해 초기 판로 확보도 지원한다.
매월 열리는 C-STAR 기업 전략회의에서는 투자기관과 창업지원기관, 기업 대표, 행정 담당자가 투자와 인증, 판로, 인력, 규제 등 기업 애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지역 스타트업 랩투보틀은 적극행정의 대표 사례다.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홍보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을 천안시가 지원했고, 기업 대표가 국민신문고에 감사 글을 남길 정도로 체감도가 높았다.
천안시는 민간투자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천안민간투자사협의체를 구성해 공동 IR, 투자전략 공유, 투자사 간 네트워킹, 연합 IR데이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은 창업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은 기업 발굴과 투자·보육을 맡아 초기 투자부터 글로벌 투자 연계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동헌 랩투보틀 대표는 “스타트업은 기술력이 있어도 실증 기회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성장하기 어렵다”며 “천안시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필요한 기관과 투자자를 연결하고 현장에서 문제를 함께 해결해준 점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전국 10대 창업도시를 향한 천안의 도전
천안이 그리고 있는 창업도시는 기업을 유치하는 도시가 아니라 기업이 성장하는 도시다. 제조업 경쟁력 위에 혁신기술과 투자, 실증, 글로벌 진출을 더해 스타트업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세계시장으로 도약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는 올해 중기부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그동안 구축한 창업지원 체계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할 계획이다.
시는 제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기술·기업 연결형 창업도시’를 핵심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그린스타트업타운과 이노스트타워, KTX R&D 집적지구, 강소연구개발특구 등 창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C-STAR 프로젝트와 글로벌 역량강화 사업, 기술보증 특례보증, 지역 창업펀드, 민간투자사협의체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체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대학과 연구기관, 제조기업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기술개발부터 실증, 사업화, 투자,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창업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8월 충남도·아산시와 추진체계를 출범시키고 실무협의를 거쳐 10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에 도전한다.
윤중길 천안시 미래전략과장은 “천안형 창업정책은 창업기업을 선발해 지원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성장하는 전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실증과 투자, 판로를 지역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기수 천안시장 “기업은 성장, 청년은 정착 도시 경쟁력은 결국 시민”
“천안의 가장 큰 경쟁력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이 아닙니다. 사람과 산업입니다. 제조업과 대학, 연구기관, 청년 인재를 하나의 성장 생태계로 연결할 때 천안의 미래도 함께 열립니다.”
민선 9기 충남 천안시정의 핵심 키워드는 ‘천안 대전환’이다. 사람과 산업, 기술과 행정을 하나로 묶어 도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수(사진) 천안시장은 16일 인터뷰에서 “공장을 더 많이 유치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며 “좋은 기업이 천안에서 성장하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며, 시민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리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장 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특화도시와 기술혁신 창업도시 조성도 같은 맥락이다. AI는 특정 산업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바꾸는 혁신의 도구이며 창업 역시 기업 몇 곳을 지원하는 정책이 아니라 청년이 도전하고 기업이 성장하며 지역에 뿌리내리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는 게 새 천안시장의 소신이다.
장 시장은 무엇보다 행정의 역할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공무원이 단순히 인허가와 행정 절차를 처리하는 데 머무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그는 “행정은 기업의 성장을 돕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전에 먼저 찾아가고, 성장의 걸림돌을 함께 해결하는 적극행정이 도시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장 시장이 이달 1일 취임 직후 공공시설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시민 생활과 맞닿은 정책부터 손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행정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먼저 체감돼야 한다”며 “시민들이 ‘천안시가 달라졌다’고 느낄 때 도시의 변화도 시작된다”고 말했다.
장 시장은 당분간 천안시정의 목표를 단기간 성과보다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떠나지 않고 성장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AI와 첨단산업, 혁신창업, 문화와 정주여건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도시의 경쟁력은 결국 시민입니다. 시민이 행복해야 기업도 성장하고 도시도 발전합니다. 시민이 ‘천안에 살아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도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혁신도시를 만드는 것이 제가 꿈꾸는 천안 대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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