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외국인 해외서 원화 계좌 튼다… 외환 규제 대폭 완화 [한강로 경제브리핑]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앞으로 외국인이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에서 원화 계좌를 만들고 자유롭게 송금·결제할 수 있게 된다. 이달 초 외환시장이 24시간 개장된 데 이어 역외 원화거래에 대한 규제 역시 대폭 완화되는 것으로,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여 해외 자본이 국내에 더 쉽고 빠르게 유입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외환위기 예방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우리 외환정책이 역사적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19일 서울 중구 명동 인근 환전소 모습. 뉴시스
19일 서울 중구 명동 인근 환전소 모습. 뉴시스

◆해외 금융기관에 원화계좌 개설…사전신고 없이 결제·송금

 

20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은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외국인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원화 거래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간 외국인의 원화 결제를 위해서는 국내 외국환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하고, 역외에서 원화 자본거래를 할 때에는 사전신고도 해야 했다.

 

역외 원화거래 자유화는 역외원화결제기관을 통해 이뤄진다. 역외원화결제기관은 해외 소재한 외국 금융기관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예금·대출·송금 등 원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춰 재경부에 사전 등록만 하면 된다. 역외원화결제기관은 원화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이 원화계좌를 통한 외국인 간 원화거래에 대해서는 외환법령상 자본거래 사전신고가 면제된다. 예를 들어, 미국 투자자가 한국 채권 투자자금을 운용하고 싶을 때 국내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뉴욕에 있는 JP모건체이스 등 글로벌 은행에 본인 명의 원화계좌를 개설한 뒤 현지 미국인과 자유롭게 원화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1월 한은이 역외원화결제망(가칭)을 신규 구축, 24시간 운영하며 외국인이 야간 시간대에도 시차 없이 원화자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외환거래 규제도 완화한다. 대표적으로 외국인 대상 원화자금 대출 등 자본거래 시 사전신고 기준금액이 2배 이상 대폭 상향된다.

 

원화 수요 진작책도 마련됐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시장 접근성 제고를 위해 증권거래·결제 자동화 인프라가 구축된다. 또 외국인의 국채투자 확대 유도를 위해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내에서 외국인 간 국채·통화안정증권(통안채)의 대차 거래도 허용키로 했다.

 

야간 역외 결제 유동성 부족에 대비해 1단계로 민간 유동성 공급 방안도 마련된다. 외국 금융기관이 일시차입을 통해 결제 등에 필요한 원화를 외국환은행으로부터 제한 없이 조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단계로 야간 시간 역외 결제망 내 자금수요 등을 감안해 한은의 추가 유동성 제공 여부도 검토된다. 한은 역외원화결제망 시스템 고도화 전까지 정부는 외평기금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리스크 관리도 강화된다. 시장중립적으로 외환시장 안정 여력을 점진적으로 확충하는 가운데 공공부문의 외화자산이 유사시 외화 유동성 공급수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2의 외환보유액’ 기능도 강화한다. 또 역외 원화시장의 유동성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지표를 신설해 상시 점검에 나선다. 이형렬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외국인이 주저함 없이 원화를 보유하고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만들어 원화 자산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이 정책 전환은 잠재성장률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외환정책이 전환된다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155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70원대까지 내려오며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이달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원화 가치 상승폭은 주요 20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컸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월 말보다 4.27% 상승해, 2위인 영국 파운드화(+1.45%) 상승폭의 약 3배에 달했다. 최근 환율 하락의 주 요인으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 유입이 주로 거론된다.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전년보다 2750달러(7.6%) 늘어난 3만9164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3882달러·11.5%) 이후 5년 만에 최대 폭 증가한 것이다. 앞으로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456.1원보다 낮아지면 올해 안에 사상 첫 4만달러 진입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대만도 한국처럼 글로벌 반도체 호황의 반사이익을 받아 올해 1인당 GDP가 단숨에 4만5000달러를 넘으며 한국과의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수출 쏠림 심화…‘네덜란드병’ 경고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가 과거보다 더 크게 소비·투자를 끌어올리겠으나 과한 반도체 쏠림이 다른 부문의 인력·투자를 흡수해 성장기반을 잠식하는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9일 ‘BOK이슈노트: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영향’ 보고서에서 “이번 반도체 경기 호조는 ‘수출 물가 상승형 교역조건 개선’ 국면임을 감안할 때 교역조건 충격의 규모가 크고 지속성 또한 높아 향후 내수로의 파급효과가 과거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교역조건은 수출 물가를 수입 물가로 나눈 것으로, 수출품 한 단위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한다.

 

한은은 이번 교역조건 개선이 과거처럼 유가 하락이 아닌 수출 물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 소비·투자·재정 등 내수증대 효과가 과거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기업의 임금 상승과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는 소비 증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종웅 한은 조사국 차장은 “기업의 임금·단체협약이 시행되는 내년 정도에 임금 상승을 통한 소득 여건 개선과 내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의 투자 확대와 재정 운용 여건 개선도 기대된다. 다만 국내 반도체 산업은 제조장비 투자의 60%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데다 최근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국내 투자로의 파급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한은은 아울러 “반도체 호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과거 2000년대 호주 등 자원수출국 사례처럼 특정 부문의 높은 임금과 투자수익률이 여타 부문의 인력·투자를 흡수하여 성장기반을 잠식하는 이른바 ‘네덜란드병’의 발생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네덜란드병은 1959년 네덜란드가 천연가스를 대량 발견해 수출하면서 잠시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제조업 경쟁력이 나빠진 데서 나온 말이다. 한은은 “현재 우리나라는 원화 약세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네덜란드병과 상이하지만, 반도체 부문으로의 자원 집중이 심화될 경우 유사한 구조적 왜곡이 나타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한은은 “반도체 호조 성과가 일부 산업·계층에 편중된 만큼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중장기 성장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반도체 성과가 국내 소재·부품·장비기업과 여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통합·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피니언

포토

선미, 핑크 메이크업에 금발까지
  • 선미, 핑크 메이크업에 금발까지
  • 강예원, 20대 같은 동안 미모
  • 아이들 미연, 여신 미모에 섹시미까지 장착…글래머 몸매
  • 문가영, 휴대폰 속 얼굴 옆에서도 굴욕 없는 미모